[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텔레비전'은 방영하는 매개다. '음악을 통해 저를 방영한다' 'TV 안팎에서의 나를 음악적으로 탐구한다'라는 뜻이다."
그룹 블락비 지코는 12일 서울 마포구 CGV홍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텔레비전'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콘텐츠를 전달하는 텔레비전으로 '지코'라는 뮤지션을 전달하는 동시에 자신을 탐구한다는 것이다.
지코의 기자간담회가 열린 CGV홍대 1관은 '지코관'으로 꾸며졌다. 상영관 주변은 지코의 새 앨범과 관련한 도구들로 장식됐고, 앨범 타이틀을 연상하게 하는 텔리비전을 사용한 설치 미술품도 자리했다.
이날 공개된 '텔레비전' 수록곡들은 지코의 뜻을 그대로 담은 듯했다. 첫 트랙 '천재'는 제목과 달리 스웨그를 뽐내는 게 아닌 자신을 향한 시선에 대해 쓴 곡이다. 이에 대해 지코는 "천재라고 생각한 적은 절대 없다. 다만 조금 있는 재능을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이다. 저만 알고 있는 저의 실상을 표현한 곡이다"고 밝혔다.
새 앨범 앞에 내세운 타이틀곡 '아티스트' '안티'는 상반된 시선과 생각들을 표현한 트랙이다. '아티스트'는 저마다 예술가처럼 표현에 주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았고, '안티'는 지코가 안티의 입장에서 자신을 힐난하는 내용이다. 자유로운 표현에 대한 갈망과 유명인으로서 피할 수 없는 비난에 관한 노래를 나란히 타이틀로 꼽았다.
그러나 기자간담회는 30분 남짓 진행된 뒤 끝났다. 사회자와 지코가 서로 준비된 질문과 대답을 한 채 지코의 작업기 등이 담긴 다큐멘터리 상영이 이뤄졌다. '기자간담회'라는 행사 취지와는 맞지 않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다큐멘터리 상영 시간으로 인해 취재진의 질의응답은 빠지게 됐다.
지코는 블락비를 이끌고 있고, 최근에는 엠넷 '쇼미더머니 시즌6'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다. 음원을 발표할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대중음악을 끌어가는 뮤지션이다. "블락비는 처음으로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한 팀이자 버팀목이 되는 남다른 그룹이다"라는 설명이 곁들여졌으나 '쇼미더머니 시즌6' 진행 상황은 들을 수 없었고, 상세한 작업기는 영상으로 접할 수밖에 없었다.
'텔레비전'은 방송국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미디어다. '매개'는 둘 사이의 관계를 맺어준다는 의미가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준비한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식으로 이뤄져 말 그대로 텔레비전을 보는 듯했다. 2년 만에 공개하는 앨범에 대한 궁금증은 앨범을 제작한 지코가 아닌 소속사 관계자에게 문의해야 했다. 지코가 참석한 기자간담회였지만, 준비된 것 외에 지코의 생각은 들을 수 없는 자리였다.
'아티스트'를 통해 예술가적인 면모와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지만, 한쪽으로만 길이 터있는 듯한 소통은 그저 안타까웠다. '안티'로 의도치 않은 반응들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넌지시 전했지만, '아티스트' 지코가 가진 생각들을 직접 들을 수 없었다.
지코는 기자간담회가 끝나고 다큐멘터리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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