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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하는 올해 재밌는 일을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제공| C9엔터테인먼트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가수 윤하(29, 본명 고윤하)는 지난 연말 새 앨범 '레스큐(RescuE)'를 발표했다. 정규 앨범은 5년 5개월 만이다. 최근 슬럼프를 겪었던 윤하는 "다시 노래할 수 있고, 새로운 페이스로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홀로 외롭게 창작 활동을 하던 그가 프로듀싱팀 그루비룸과 만나 일군 창작물이다.
"음악은 제게 공과 사로 구분할 수 없는 영역이에요. 3년 전쯤 음악 하는 게 너무 재미가 없었죠. '가수'라는 책임감도 컸고요. 중간에 활동하긴 했지만 어영부영하는 것 같았어요. '레스큐'를 작업하면서 직업에 대한 확신이 다시 생겼어요."
'레스큐'라는 앨범 이름에는 음악 동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담겨 있다. 60여 곡에 이르는 곡을 준비하는 동안 속앓이를 했지만, 함께 작업하는 이들 덕분에 신곡을 빼곡히 채운 앨범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다.
"구조 받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앨범 이름을 '레스큐'라고 지었어요. 작곡가들뿐만 아니라 비디오 감독님, 사진작가님 등 앨범을 위해 만난 분들이 좋은 기운을 주셨어요. '세상에 재밌는 게 많구나' 생각하게 됐죠."
윤하는 "왜 우울하고 지쳤는지 도저히 생각이 안 나더라"고 회상했다. 지난 2004년 일본에서 먼저 데뷔한 후 이듬해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한 윤하의 당시 나이는 17살이었다. 일찍이 무대 위에서 피아노를 치고 폭발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10년 넘게 노래를 부르면서 지칠 법도 했다.
"20대에는 10대 때 이룬 것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상대적인 잣대를 갖고 자신을 괴롭힌 것 같아요. 20대에 필요한 일이라고 합리화한 거죠. 30대에는 조금 더 자기중심적으로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탐구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타이틀곡 '퍼레이드(Parade)'는 그동안 윤하가 보여줬던 애잔한 감성을 그대로 담으면서도 음악적인 시도가 엿보이는 노래다. 힙합을 바탕으로 한 음악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그루비룸과 호흡을 맞춰서였다. 윤하와 그루비룸의 특별한 인연은 '레스큐'로 이어졌다.
"그루비룸과는 전 레이블에 있을 때부터 알았죠. 그 친구에 의해 제가 구조됐어요. 혼자 고립되려고 하는 걸 간단히 부수고 들어와 새로운 것들을 꺼내준 거죠. 저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에요."
윤하는 록밴드 구성을 중심으로 한 노래를 주로 불러왔다. '퍼레이드'는 윤하가 가진 특색인 흑인 음악을 떠오르게 하는 그루비한 라인에 얹힌 곡이다. 싱글이 아닌 정규앨범으로 작업한 것도 의미 있었다.
"최근 음악 시장을 생각하면 정규앨범은 돈도, 인력도, 시간도 많이 들어가는 형태죠. 비효율적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레스큐'가 포트폴리오나 일이라기보단 생존의 문제였어요. 어떻게 해야 다음 것을 해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프로젝트여서 값졌습니다."
윤하는 가수로서 자신이 가진 장점을 '음색'이라고 강조했다. "타고난 음색만 내세우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제 현주소를 아는 것도 중요하죠." 그 타고난 음색을 바탕으로 장르나 작곡가들을 가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건 윤하의 가장 큰 무기였다.
자신이 가진 것과 모자란 것을 정확히 짚어가려는 노력은 내일을 위해서였다. 힘겨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윤하는 라디오 DJ나 뮤지컬도 쉼 없이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잠시 쉬었던 날을 뒤로 한 채 더 가
"올해는 최대한 체력이 허락하는 만큼 재밌는 일을 많이 벌이려고 해요. 가능하다면 라디오도 다시 하고 싶어요. 연기도 너무 오랫동안 안 했지만, 오디션을 보러 다닐 계획도 있죠. 어떤 작업이든 누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할 수 있을 때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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