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미투’ 가해자들에 일침…”약속대로 연극판 떠나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유수아 인턴기자]
원로 배우 이순재가 최근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통해 지목된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순재는 8일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성폭력을 일삼은 연출가와 배우들에 대해 “참담하다. 그동안 묻혔던 일들이 각계에서 드러나는데 뭐라 표현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최근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극판을 비롯한 문화예술계에서는 극단 연희단거리패 이윤택 연출을 비롯한 조재현과 조민기, 오달수, 최일화, 한재영 등 다수의 인물이 성폭력 가해자였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이순재는 “어쨌든 간에 한번은 우리 자체에서 일어났어야 될 일이고 또 고쳐져야 될 일이고, 어떠한 의미에서는 한번 터질 일이 터진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나는 학교에 있었는데, 각자의 영역과 위치가 달라서 그런 문제(교내 성폭력)가 되는 일을 잘 알지 못했다. 남 교수들이 전원 다 성폭력으로 면직된 학교의 경우 ‘그것은 학교가 아니다’고 말하고 싶다. 가차없이 다 고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순재는 “이제부터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젊은 친구들의 과거의 그러한 행동을 절대로 수용하지 않는다. 국민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모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순재는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그런 일로 연극을 떠난 사람들에게 ‘지나간 것보다 새로운 것을 보라’고 하고 싶다. 이제 그런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을 것이고, 상처를 받았더라도 꿈을 포기하지 말고 다시 무대로 돌아와달라”고 전했다.
가해자들에게는 “가해자들도 사실 잘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들이 ‘이 분야(연극계)를 떠나겠다’, ‘자숙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약속대로 꼭 이 분야를 떠나야 하고 끝을 내야 한다. 경중은 있겠지만 자숙을 한다는 사람은 꼭 자숙을 해야 하고, 이제부터 ‘나 죽었소’ 하고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그는 끝으로 “정말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게 없다. 앞으로 더 정신 바짝 차려서 선후배들이 힘을 합쳐 좋은 작품, 좋은 공연, 좋은 연기를 보여 드리도록 다시 한번 절치부심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순재는 1956년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가’로 데뷔한 원로 배우. 서울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한 그는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야인시대’, ‘이산’, ‘베토벤 바이러스’ 등에 출연했다.
한편, 이순재는 오는 4월 5일 개봉 예정인 영화 ‘덕구’에서 덕구 할배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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