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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전지적 참견 시점' 논란에 대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논란이 된 '세월호임을 알고도 쓴' 단체 채팅방 대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했지만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지울 수 있을 지 의문이다.
MBC는 11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전지적 참견 시점' 논란 진상조사위원회의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MBC는 "'전지적 참견 시점' 진상조사위원회는 "조사위원회는 1차 조사 이후, 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세월호 가족이 조사위원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가족 측에 참여를 요청했다"며 "이같은 요청에 세월호 가족 측에서는 참여를 결정해 주셨다. 2차 조사에서는 1차 조사의 결과를 검토, 공유하고 미진한 부분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다만 일부 언론에 보도된 카톡방 관련 내용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MBC는 "현재까지의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단체 카톡방에서 세월호를 언급한 대화는 존재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MBC가 우려를 표한 부분은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들이 공유하고 있는 단체 카톡방의 대화를 CG로 구성한 일부 매체의 보도다. 한겨레, YTN 등 다수 매체는 조연출과 FD는 문제가 된 화면이 세월호 참사 장면임을 알고도 썼다고 보도,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YTN은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진이 단체 메신저 방에서 '속보' 뉴스클립을 주문하던 과정에서 세월호 화면을 인지하고도 자막과 그림을 뿌옇게 처리할 것을 미술부에 요청한 뒤 편집에 사용했다는 내용을 보도하며 제작진 단체 채팅방의 내용을 CG로 공개하기도 했다.
'제작진이 세월호 장면임을 알고도 썼다'는 데 대해 누리꾼의 공분은 극에 달했다. 하지만 YTN이 보도한 CG 부분은 YTN이 자체적으로 만든 이미지로, 당시 대화 내용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MBC 측 설명이다. 이후 YTN은 해당 CG 부분을 삭제, 오해를 불러 온 부분임을 사실상 인정했으나 해당 보도로 인해 더 커진 누리꾼의 분노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하는 대목은 세월호 장면임을 '알고도 썼는지', 더 나아가 '알면서도 고의로 썼는지' 여부다. 단순한 실수라도 그 속에 '의도'가 포함됐느냐에 따라 문책의 정도도, 사후 처리 수준도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추후 진행될 2차 조사에서 이 부분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시청자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지적 참견 시점'은 지난 5일 방송분에서 이영자의 어묵 먹방 관련 에피소드 도중 세월호 참사 속보 보도 뉴스 장면을 배경에 사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제작진은 "모자이크로 처리돼 방송된 해당 뉴스 화면은 자료 영상을 담당하는 직원으로부터 모자이크 상태로 제공 받은 것"이라며 "편집 후반작업에서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 사용하게 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쳤다.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과 함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사과했다.
제작진에 이어 방송사와 최승호 MBC 사장의 사과도 이어졌고, 내부적으로 진상 조사 위원회를 꾸려 이번 사태에 대한 엄격한 조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세월호 화면임을 알고도 사용했다는 일부 매체 보도 이후 논란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긴급 논의 끝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 제작진 의견 진술 청취를 요구했다.
다음은 MBC 공식입장 전문.
MBC 조사위원회 1차 조사 마무리, 2차 조사부터 세월호 가족 등 참여키로
MBC <전지적 참견시점> ‘진상조사위원회’는 1차 현장조사를 마무리하고, 2차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오세범 변호사를 외부 전문가 조사위원으로 모시고, 사내 5인 등 총 6인으로 구성하여 지난 5월 10일 사실관계 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오세범 변호사는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세월호 참사 진상 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고, 세월호 가족 대책위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법률 전문가입니다. 이날 조사에서 제작과정에 대한 현장조사와 관계자들에 대한 면담 조사 등이 이루어졌습니다.
조사위원회는 1차 조사 이후, 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세월호 가족이 조사위원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가족 측에 참여를 요청하였습니다. 아울러 노동조합에도 참여를 요청하였습니다.
이 같은 요청에 세월호 가족 측에서는 참여를 결정해 주셨습니다. 2차 조사에서는 1차 조사의 결과를 검토, 공유하고 미진한 부분을 점검할 계획입니다.
조사위원회는 현재 일부 언론을 통해 유포되고 있는 보도에 우려를 표합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제작진들이 단체 카톡방에서 세월호 뉴스 자료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화를 주고받은 것처럼 영상을 만들어 보도하고 있습니다. 마치 실제 카톡방 내용인 것처럼 오인케 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의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바로는 단체 카톡
조사위원회는 신속하고 정밀한 조사를 통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후 조사결과도 시청자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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