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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버닝’은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도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한 몸에 받은 ‘버닝’(이창동 감독, 파인하우스필름 제작)이 현지 평단은 물론 유력 영화지에서 최고 평점을 받으며 황금종려상에 한발자국 다가갔다.
수 많은 취재진이 몰려든 가운데 이창동 감독은 공식 스크리닝 다음 날인 지난 17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버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작품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연), 해미(전종서)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통해 불타버린 청춘의 공허함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창동 감독은 “원작 소설이 가지고 있는 미스터리한 부분이 영화적인 다른 미스터리로 확장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일본 NHK 방송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영화화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와 내가 아닌 젊은 감독들에게 연출의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상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버닝’ 시나리오를 함께 쓴 오경미 작가가 이 와중에 내게 함께 영화화 하자고 제안을 해 (이 작품이 쉽게 영화화 할 수 있는 소설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소설 속의 미스터리를 젊은이들에게 확장시킬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노’라는 감정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마음에 분노를 품고 있다. 종교, 국적 인종에 상관없이 분노가 분노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더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굉장히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 분노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에 있지요. 과거에는 분노의 대상도 이유도 분명 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세상은 점점 세련되어 지는 데 젊은 이들은 세상과 반대로 자신의 미래를 볼 수가 없기에 그렇기에 이 세계가 분노로 보일거라 생각했어요.”
그는 영화에 대해 “겉으론 분노를 품은 무력한 젊은 이와 돈과 능력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보이는 정체불명의 사나이이자 자기 자신을 뭐든 지 할 수 있는 신처럼 생각하는 남자, 이 두 남자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이들 사이에 낀 한 여자(해미)는 사실 단지 사라진다는 게 아니라 혼자서 늘 삶의 의미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마지막 써내려가는 종수(유아인)의 소설이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는 관객들의 상상에 맡기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유독 칸에서 선보이는 작품마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