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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경은 2018년 `라이프 온 마스`에 이어 `배드파파`로 호평 받으며 연기자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제공|나무엑터스 |
(인터뷰①에 이어)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지만, 2018년은 김재경에게 뜻 깊은 한 해였다. 연기로 진로를 선회한 뒤 계속 오디션을 봤지만 줄줄이 고배를 마신 그녀가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계속 떨어지니까 ‘이 길이 맞는 건가’ 싶기도 했어요. 그래도 3년은 무조건 버텨보자고 생각했죠. 그러던 중 ‘라온마’에 붙었고, 감독님이 ‘너는 잘 되겠다’고 해주신 말씀이 너무 큰 위로가 됐어요. 포기하지 말기를 잘 했단 생각도 들었고요.”
기회 자체가 막연한, 기약 없는 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은 버텨보자’고 생각한 원동력은 어떤 의미에서 연기보다 더 혹독한 가수 연습생 기간을 버틴 ‘내공’이었다. “‘(가수) 연습생 4년을 버텼는데 이걸 못 버티겠냐’는 마음이 컸다”고.
하지만 비결은 따로 있었다. 가수 데뷔 후 성공에 대한 기약 없는 쳇바퀴 활동에도 꾸준히 스스로를 채워 온 담금질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마인드컨트롤’ 덕분이다.
“저는 오디션에 떨어져도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멍하니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지금은 뭔가를 장전해놓는 시기라고 생각해서 많은 걸 해봤죠. 혼자서 여행도 가보고, 김재경이라는 사람이 더 영양가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시간으로 써왔어요. 그(공백)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고, 지금의 나이기 때문에 차지우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내내 뚜렷한 가치관과 소신을 드러낸 김재경. 모범 답안이라 할 정도로 삶의 중심을 잘 잡아 나아간 데는 자기애가 뒷받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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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뜻하지 않은 긴 공백을 자기 자신을 채우는 기회로 삼았다`는 슬기로운 그녀, 김재경이다. 제공|나무엑터스 |
2009년 레인보우로 데뷔, 만 10년 가까이 활동해오며 슬럼프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노력에 비해 결과가 늘 아쉬웠던, 그래서 ‘비운의 그룹’이라는 웃지 못할 수식어를 받곤 했던 레인보우 활동 중반엔 김재경도 심적으로 조바심을 많이 느꼈다고.
“레인보우 활동하며 생긴 긴 공백에,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어요. 몇 년간 준비하고 데뷔했는데 곧바로 다음 앨범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닐 때, 정말 머리가 띵~ 했죠. 하루라도 빨리 뭔가를 해야 하는데 (아무 것도 없으니) 조바심도 나고 걱정도 했고, 대상이 누군지 모를 원망도 있었어요. 그런데 살다 보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란 게 있잖아요.. 뭐라도 하자 하고, 취미도 만들고.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많이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그러던 중 2014년 초 SBS ‘정글의 법칙’을 통해 파푸아뉴기니에 다녀온 경험은 김재경의 인생관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주게 됐다.
“파푸아뉴기니에 한 번 다녀오고 나서 내가 지금 생각하는 고민이나 슬럼프가 별 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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