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지상파 방송 3사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2018년에도 지난해에 이어 ‘시청률 1%’ 드라마가 등장하는가 하면, 화제성 면에서도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에 밀리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효자 프로그램’의 활약 덕에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월화수목 미니시리즈, 시청률 10% 넘기가 하늘의 별따기
2018년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는 ‘시청률 1%’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또다시 품에 안았다. MBC ‘위대한 유혹자’ 최저시청률 1.5%, ‘사생결단 로맨스’ 최저시청률 1.9%, ‘배드파파’ 최저시청률 1.8%, KBS ‘당신의 하우스 헬퍼’ 최저시청률 1.7%, ‘러블리 호러블리’ 최저시청률 1.0%, ‘오늘의 탐정’ 최저시청률 1.7% 등이 1%대의 굴욕을 안았다.
2%대 시청률도 넘쳐났다. MBC ‘로봇이 아니야’ 최저시청률 2.4%,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최저시청률 2.7%, ‘이리와 안아줘’ 최저시청률 2.6%, SBS ‘훈남정음’ 최저시청률 2.1% 등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지상파 오후 10시대에 자리한 드라마의 꽃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도 힘을 잃었다. 평일 미니시리즈의 경우 시청률 10%대를 넘은 드라마를 손에 꼽을 정도다. KBS2 ‘우리가 만난 기적’ ‘흑기사’ ‘슈츠’, SBS ‘키스 먼저 할까요’ ‘리턴’ ‘황후의 품격’, MBC ‘내 뒤에 테리우스’ ‘나쁜 형사’ 정도가 그나마 안도했다.
KBS는 전통의 주말드라마에서 재미를 톡톡히 보며 체면치레를 했다. ‘황금빛 내 인생’이 최고 시청률 45.1%를, ‘같이 살래요’가 최고 시청률 36.9%를 기록하며 주말 저녁 여전히 중장년 시청층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 방영 중인 ‘하나뿐인 내편’은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중이다. 지난 12일 최고 시청률 36.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4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 |
◆’무한도전’ 없는 자리 ’나 혼자 산다’ 가 채우며 선방한 지상파 예능
예능의 경우 드라마보다 사정이 좋았다.
MBC는 간판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종영한 가운데 ‘나 혼자 산다’와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의 활약으로 웃을 수 있었다.
‘나 혼자 산다’의 경우 올해 최고 시청률 15.5%를 기록했다. 무지개 회원 전현무 한혜진이 실제 커플이 되며 주목을 받은 ‘나 혼자 산다’ 팀은 박나래 헨리 이시언 기안 84의 훈훈한 케미가 더해져 금요일 예능을 주름잡았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 순위에서도 6개월 연속 최상위권을 유지, 광고주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전참시’ 역시 MBC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전참시’는 올해 봄 세월호 비하 논란에 휩싸이며 몸살을 앓았다. 이 사건으로 간부들은 중징계를 받았고,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시청자 곁으로 돌아온 ‘전참시’는 이영자와 송성호 매니저, 박성광과 임송 매니저 등에 힘입어 최근 최고 시청률 11.1%를 기록 중이다.
SBS는 ‘동상이몽2’,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집사부일체’, ‘백종원의 골목식당’로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동상이몽2’는 스타 부부의 일상을 보여주며 월요일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한고은 부부, 인교진 소이현 부부 등의 활약으로 지난 2일 최고 시청률 12.1%를 기록했다. ‘미우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모벤져스의 입담, 스페셜 MC들의 활약 등으로 평균 18~20%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SBS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승기 이상윤 양세형 육성재가 출연 중인 ‘집사부일체’는 평균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네 사람의 환상적인 케미와 함께 사부들의 인생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 실제로 방송 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사부들의 이름이 오르며 화제성 면에서도 인기를 입증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역시 수요일 오후 11시로 시간대를 옮긴 후에도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스타보다 일반인에 초점을 맞춘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수요 예능 터줏대감 ‘라디오스타’를 위협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KBS는 장수 프로그램의 활약이 계속됐다. 과거에 비해 화제성은 아쉽지만 ‘해피선데이’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박2일’은 시청률에서 주말 예능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KBS는 올해 장수 프로그램 ‘콘서트 7080’을 폐지하고, 다큐와 예능을 결합한 여러 신설 프로를 잇달아 내놓는 등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상파의 위기라는 말이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됐다. 다양한 플랫폼이 생기고, 자본으로 무장한 케이블과 종편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과거 지상파가 독점했던 구조 역시 완전히 바뀌었다”며 “현재 시나리오 대부분은 케이블과 종편에 먼저 가고 있고, 넷플릭스와 유튜브도 한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
이어 “지상파는 올해 드라마와 예능에서 몇몇 프로그램 덕에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다른 플랫폼의 위세가 점점 강력해지고 있고 지상파 역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니즈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yb1842@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