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도 연예계는 시끌벅적했다. 뜨겁고 황당하고 안타깝고 뿌듯했던, 쇼킹한 일들로 가득했던 한 해, 안타까운 건 좋은 일 보다는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 그리고 각종 논란이 더 많았다는 점이다.
상반기 연예 문화계를 중심으로 온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미투(#Metoo, 성폭력 폭로 캠페인)’는 연말에 연예인 가족의 빚 폭로를 둘러싼 ‘빚투(빚+미투)’ 쓰나미로 이어졌다. 과거와 달리 SNS 전성시대를 맞아 다양한 형태의 논란과 설전이 온라인에서 시작돼 사실 확인이 되기도 전에 온 나라로 번질 지경이었다.
다행히 반가운 소식도 날아들었다. 존재 자체가 자랑스러운 그룹 방탄소년단은 세계를 제패한 글로벌 아이돌로 당당히 K팝의 위상을 높였고,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에 봄바람이 불면서 조용필부터 레드벨벳까지 한국 가수들이 평양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만큼 연예기자들도 그 어느 해보다 바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2018 올해의 연예 이슈를 선정, 2018년 연예계를 돌아봤다.
달콤한 로맨스가 살벌하게 변한 건 순식간이었다. 그룹 카라 출신 가수 겸 배우 구하라는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전 남자친구인 헤어디자이너 최종범과 쌍방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아왔다. 이 사건은 구하라 측이 최종범이 ‘리벤지 포르노’를 전송하고 협박했다고 밝히며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됐다.
구하라는 최종범을 강요·협박·성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경찰은 최종범에 대해 상해·협박·강요·성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하라는 상해 혐의로 각각 검찰에 송치하며 씁쓸한 결말을 맞았다.
팝 아티스트 낸시랭은 왕진진(전준주)과 지난해 12월 혼인신고를 하며 법적 부부가 됐다. 우려 속에 결혼한 낸시랭은 고(故) 장자연 사건 편지 위조, 전자발찌 착용, 사실혼, 사기 등 남편 왕진진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도 왕진진을 변호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왕진진이 10월 낸시랭과 부부싸움 중 자택에서 물건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해 특수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며 파국을 향했다.
이후 낸시랭이 결혼 생활 중 왕진진에게 협박 감금 폭행 등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낸시랭은 왕진진을 성폭력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서울가정법원은 낸시랭에 대해 임시보호명령 조치를 내렸다. 두 사람의 불안한 결혼 생활은 10개월 만에 파경을 맞았다.(양소영 기자)
그 누구도 ‘백일의 낭군님’이 이렇게나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 자신들도 말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바로 ‘백일의 낭군님’이 해냈다.
지난 10월 30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16회(마지막회)는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4.4%를 기록하며 tvN 월화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는 ‘도깨비’(20.5%) ‘응답하라 1988’(19.6%) ‘미스터 션샤인’(18.1%) 다음으로, 역대 tvN 전체 드라마 시청률 중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기존 4위였던 ‘시그널’(13.4%)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백일의 낭군님’은 5.026%이라는 역대 tvN 월화드라마 1회 최고 시청률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사실 기대작은 아니었다. tvN에서 역대 사극이 성공한 사례가 없었고, 월화극이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았다. 또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도깨비’, ‘응답하라 1998’, ‘미스터 션샤인’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이름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킨 대작들이었지만 ‘백일의 낭군님’은 이런 작품들과는 결이 달랐다.
여러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하고 ‘백일의 낭군님’은 로맨스 코미디의 달달함과 재미는 물론이고, 장르물의 쫀쫀함까지 모두 갖춘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방송계 안팎에서도 놀란 성적표를 받아냈다. ‘백일의 낭군님’, 기적의 역주행이 더욱 값진 이유다. 남녀 주연을 맡았던 도경수(엑소 디오), 남지현의 존재감도 한뼘 더 커졌다. (신영은 기자)
데뷔 5주년을 맞은 방탄소년단이 이제는 명실상부 ‘글로벌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영국 BBC는 이들을 두고 ‘21세기의 비틀스(the Beatles for the 21st century)’라 칭했다. 팀 영문명 ‘BTS’는 물론, 팬덤명인 ‘아미(ARMY)’도 상표권으로도 출원됐다. 한때 김흥국이 라디오 진행 중 ‘방탄조끼’라 잘못 소개했던 일화가 우스갯소리로 회자됐던 이들은, 진짜 무적의 ‘방탄(BTS)’이 됐다.
방탄소년단은 올해 한국 가수로서는 처음으로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1위에 두 차례나 오르며 세계적인 그룹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들의 주요 활동 무대는 국경을 초월했다. 미국, 영국의 주요 토크쇼에 잇달아 출연하며 세계인들과 소통했다. 지난 9월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UNICEF)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Generation Unlimited)’ 행사에 나서 7분간 연설을 하는가 하면, 10월 초엔 미국 대중음악의 상징인 뉴욕 시티필드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5만 팬들 앞에 섰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트윗된 계정 및 인물 1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영향력을 입증하는가 하면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뽑은 ‘블룸버그 50(The Bloomberg 50)’ 명단에도 한국 가수로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모두 한국 가수 최초의 기록들이다.
홍역도 치렀다. 멤버 지민이 월드투어 당시 입었던 광복 티셔츠에 담긴 원폭 사진을 빌미로 일본 극우 정치인 및 단체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해당 이슈에 대해 유대인 단체까지 들썩였지만 방탄소년단의 진솔하고 노련한 사과로 오히려 일본의 과거 식민지 시대 만행을 세계에 환기시키기도 했다. (박세연 기자)
누구보다 힘이 돼줘야 할 가족들이 스타들의 발목을 잡았다. 연말 연예계에 찬바람을 몰고온 ’빚투’가 대표적이다. 부모의 과거 빚이 현재 스타들의 발목을 잡았고, 그로인해 복잡한 가정사를 공개해야 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1월 불거진 빚투(빚 too, 나도 떼였다). ’도시어부’를 시작으로 예능 블루칩으로 떠올라 승승장구하던 래퍼 마이크로닷은 부모님의 사기 논란으로 한순간에 추락했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20년 전 충북 제천에서 낙농업을 하던 중 20여 억원의 채무를 지고 뉴질랜드로 야반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이크로닷은 사실 파악도 하지 않은채 입장을 내놨다가 뭇매를 맞았고 결국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며 상반기 김생민처럼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 경찰은 마이크로닷 부모를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한 상태. 마이크로닷의 행방도 불확실하다.
마이크로닷을 시작된 ’빚투’는 도끼, 비, 마마무 휘인, 차예련, 이영자, 소녀시대 티파니, 마동석, 한고은, 윤민수, 김영희 등으로 줄줄이 이어졌다. 상당수 연예인들은 이미 인연을 끊은 가족과의 가정사까지 공개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다만 과거 부모의 빚 자체보다 사안에 대해 최선을 다해 사과하는가의 ’태도’에 따라 평가가 달라졌다는 점은 빚투 논란의 교훈으로 삼을만 하다.
그런가하면 뮤지컬배우 박해미는 남편 황민의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곤혹을 치렀다. 지난 8월, 뮤지컬 ’오!캐롤’ 프레스콜 당일 박해미는 황민이 일으킨 음주운전 사고로 사랑하는 제자와 후배를 한번에 잃었다. 황민은 만취상태에서 시속 167㎞로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박해미는 즉각 활동 중단하고 피해자들에 용서를 구했다. 진심어린 사과에 유족들이 박해미를 용서하며, 박해미는 10월 ’오!캐롤’ 무대로 복귀했다. 그러나 황민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4년 6월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김소연 기자)
전설의 퀸이 한국 극장가의 새로운 전설로 남게 됐다. ‘어떤 장르든 각종 장애물에도 결국 좋은 작품은 관객을 사로잡는다’는 원론적이고도 명쾌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한 사례로 남을 듯하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2012년, 감독 톰 후퍼)의 기록인 592만 관객수를 훌쩍 넘기고 26일 현재 876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불러모았다. 국내 음악영화 사상 최고 흥행작으로 올라선데 이어 연일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록’과 ‘성 소수자’ 그리고 국내 인지도가 낮은 배우 말렉에 대한 신뢰가 부
세대를 불문하고 높은 재관람율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사랑을 얻고 있는 만큼 ‘보헤미안 랩소디’의 신드롬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