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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색깔의 `팬텀`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정성화. 제공ㅣEMK뮤지컬컴퍼니 |
뮤지컬계의 ‘믿고 보는 배우’ 정성화(43)가 뮤지컬 ‘팬텀’ 무대로 올 겨울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정성화는 2015년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인 ‘팬텀’의 세 번째 시즌에 참여해, 또 한번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뮤지컬 ‘팬텀’은 세계적인 추리 소설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Le Fantôme de l’Opéra)’(1910) 원작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기존에는 몰랐던 유령 ‘팬텀’의 비극적인 과거 이야기를 중점으로 다루고 있다.
정성화는 “‘팬텀’이 3연째라 부담감이 있었다. 그동안 팬텀 역할을 연기한 친구들이 훌륭하게 소화해냈기 때문”이라면서 “저는 기존 배우들과는 굉장히 결이 다른 에릭을 연기한다. 과연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이 많았고 그 부분을 극복하려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 지금은 관객들이 잘 따라오시는 것 같아 즐겁게 연기해나가고 있다”고 한창 공연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에릭 캐릭터 자체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유악하고 깨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저는 ‘야수형 에릭’을 선보이려고 했어요. 지하세계에서 부모님의 사랑이 결핍된 인간으로 살면서 인격 형성이 된 것을 생각해보자면 배우별로 여러 설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죠. 저 같은 경우엔 목소리도 거칠고 지하세계에서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지 않은 서투름을 집어넣고 에릭을 연기했어요. 에릭은 기본적으로 젊은 사람이 연기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전 마흔이 넘었기에 관객들이 저의 에릭을 믿어주실까 걱정도 했어요. 지금까지 공연을 보러 오신 분들이 저의 에릭을 보셨을 때 괴리감이나 이물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 제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에게 저의 에릭을 어떻게 잘 세울 것인가를 열심히 생각하고 있어요.”
뮤지컬 ‘팬텀’의 유령 역할은 남자 뮤지컬 배우라면 마다할 수 없는 역할이다. 매력적인 캐릭터에, 오디션 금지곡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뮤지컬이기 때문. 반면 어려운 점도 있다. 뮤지컬 ‘팬텀’에서 정성화는 단 한 번도 관객에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얼굴을 보여줄 수 없다는 건 연기할 때 자신의 감정을 표정이 아닌 목소리와 행동으로만 전달해야하는 것이기에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정성화 역시 뮤지컬 ‘팬텀’의 유령을 연기하기 위해 캐릭터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가면을 쓰고 있다는 점에서 ‘배트맨’ 캐릭터를 연구하기도 했고요. ‘웃는 남자’도 일조했죠. 외형적인 이미지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콰지모도를 생각하기도 했어요. 여태까지의 ‘팬텀’에서 에릭은 신비롭게 살고 있는 느낌이었다면 저는 지하세계의 괴물을 떠올렸어요. 오페라에 미친 괴물 같은 이미지요. 그게 가장 저답게 에릭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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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화는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뮤지컬 배우로 전향, 뮤지컬계 대표 스타로 자리잡았다. 제공ㅣEMK뮤지컬컴퍼니 |
정성화는 지난 1994년 SBS 공채 3기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뮤지컬 배우로 전향, 뮤지컬 ‘영웅’, ‘라카지’, ‘레미제라블’, ‘맨 오브 라만차’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계 스타로 자리 잡았다.
“배우로서 누군가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삶이 피곤한데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아야 해요. 관객들을 위한 공연도 좋지만 나를 위한 퍼포먼스를 하는 것도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퍼포먼스가 관객들에게도 좋았으면 좋겠어요. 그전엔 퍼포먼스를 하면서 관객들을 의식했다면, 지금은 무대 위에 살아있으면서 관객들에게 다가갔으면 해요..”
뮤지컬 배우 정성화는 2019년에도 열일을 이어간다. 오는 3월 개막하는 뮤지컬 ‘영웅’의 10주년 공연에 함께 하며, 이후에도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올해도 뮤지컬로 상을 탔으면 좋겠어요. 2019
뮤지컬 ‘팬텀’은 오는 2월 17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