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와 사업파트너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가 심경 고백과 사과문으로 성접대 등 의혹을 부인하며 잇따라 반격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의혹의 시작인 강남 클럽 버닝썬 이문호 공동대표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게다가 승리는 입영 연기가 확정돼 3개월의 시간을 벌었다. 승리 측은 자신들을 둘러싼 산더미 같은 의혹을 과연 풀 수 있을까?
◆병무청, 승리 입영연기 결정...승리 3개월 벌었다
20일 병무청은 25일로 예정됐던 승리의 현역 입대 연기를 결정, 승리는 6월말까지 3개월 입대가 미뤄진다.
이날 병무청은 “승리의 현역병 입영 일자 연기 신청에 대해 의무자 본인이 수사에 임하기 위해 입영 연기원을 제출한 점, 수사기관에서 의무자에 대한 철저하고 일관된 수사를 위해 병무청에 입영일자 연기요청을 한 점을 들어 병역법 제61조 및 동법 시행령 제129조에 근거해 현역병 입영 일자를 연기했다”면서 "승리는 3개월 뒤 입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이어 “현역병 입영 연기기간이 만료된 후에는 병역법 규정에 따라 입영 및 연기 여부가 다시 결정된다”며 “병역법 제60조 및 동법시행령 제128조 구속 시 입영연기, 병역법 제61조 및 동법시행령 제129조 기타 부득이 사유”라고 덧붙였다.
승리는 병역법 시행령 129조(입영일 등의 연기)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운 사람’을 근거로 연기 신청을 했다.
병무청은 물의를 빚은 유명인의 입대와 관련 '도피성 입대'라는 일부 문제제기가 일자 “앞으로 병역의무자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 도피성 입대를 하려는 경우와 그 외에도 중요 수사를 위해 수사기관장의 요청이 있는 경우, 병무청 직권으로 의무자의 입영을 연기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승리, 유 대표 나란히 시작한 반격
병무청의 입영 연기 허가로 승리도, 경찰도 3개월의 시간을 벌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 눈길을 끄는 것은 입영 연기 확정 바로 전 승리 측이 의혹을 부인하며 본격적인 반박에 나섰다는 점이다.
‘버닝썬 사태’ 이후 성접대 의혹까지 불거진 승리는 18일 매거진 시사저널과 전화인터뷰로 이 모든 것이 친구들 사이의 허세였고, 성매매 알선과 해외 원정도박은 없었다고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승리는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바보들끼리, 친구들끼리 허풍 떨고 허세 부린 거다. 이런 것들이 탈세, 경찰 유착이란 여론으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진실을 얘기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 상황이다. 수사기관조차 카카오톡 내용들이 다 사실이고 증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국민들께 죄송해서라도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반론할 수 없는 위치에 있지 않나.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하면, 해외 원정 도박과 성매매 알선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 인터뷰가 알려진 19일 마침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는 일부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역시 자신을 둘러싼 성접대 의혹과 경찰 유착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유 대표는 입장문에서 윤 총경과의 관계에 대해 “2016년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몽키뮤지엄이 ‘이용객들을 춤추도록 한 행위’ 단속되었을 때 어떤 제재를 받을지 가늠할 수 없어 윤 총경에게 물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총경이 ‘그런 식으로 영업하면 안 된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어른스런 말씀에 많이 깨달아 식사도 함께 하고, 몇 차례 골프도 함께 하며 많은 가르침을 받았던 것이 전부”라고 유착이 아닌 단순한 인간관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T아일랜드의 전(前) 멤버 최종훈이 2016년 2월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됐을 때는 윤 총경을 알지 못했다고 했다.
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실없는 농담을 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한국에 여성 지인이 온다는 카카오톡방 멤버 김 모 씨의 말에 농담으로 “잘생긴 남자를 붙여주라”라고 말했고, 이 농담을 받은 승리가 지인의 또 다른 남성 일행에게 “여자는? 잘 놀아주는 애들로”라는 취지로 장난삼아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저로 인해 너무도 존경하고 감사했던 분들이 피해를 보는 현재 상황에서 잘못된 오해에 진실을 말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면서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나가고 싶은 마음인데 인정할 수 없는 온갖 오해를 받고, 또 추가적인 어떤 사생활이 언론과 수사로 이어질지 모르는 것이 현재 상황”이라고 입장문을 낸 배경을 밝혔다.
◆버닝썬 이문호 대표 영장 기각, 재소환된 애나, 정준영 영장심사...경찰 조사 결과는?
이날 클럽 버닝썬 이문호 공동대표의 마약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 대표가 마약 투약과 유통 혐의를 부인했지만, 마약류 검사에서 일부 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뜻밖의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법원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을 봤을 때 현 단계에서 이 대표를 구속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버닝썬 사태의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중국인 여성 MD, 일명 '애나'는 모발에서 일부 마약류 양성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경찰에 재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애나는 중국 손님들이 마약을 가져와 같이 투약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마약 유통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고발자 김상교 씨의 경찰유착 의혹 제기 이후 날마다 위기를 더했고,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오간 내용에서 성접대 의혹이 불거지며 벼랑 끝에 섰던 승리. 그리고 동업자들로서는 한숨 쉰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를 둘러싸고 '카카오톡 원본'의 실체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
유착 의혹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경찰은 수사 인원을 대폭 늘리며 촘촘한 수사로 '버닝썬 사태' 등장인물들을 압박하고 있다.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됐던 윤 모 총경과의 유착을 비롯해 승리의 성접대 및 도박, 원정 성매매 알선, 탈세 의혹 등을 두루 조사하고 있다. 윤 총경 부부와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유 대표의 아내 배우 박한별도 불러 조사한다.
이런 가운데 21일에는 승리, 유 대표, 최종훈 등과의 카톡방에 불법 촬영 영상을 유포한 혐의
경찰의 압박 속, 승리 측의 반격. '버닝썬' 사태를 둘러싼 뜨거운 사회적 관심에 걸맞게 조사 결과, 의혹은 풀리고 사실은 드러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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