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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남주혁이 최근 MBN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드라마하우스 |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다.
남주혁은 극 중 이준하 역을 맡아 기자 지망생으로 변신했다. 이준하는 예비 언론고시 3관왕과 금수저라는 소문이 있지만 그 누구보다 힘든 가정환경을 가지고 있다.
‘눈이 부시게’는 사전 제작 드라마였기 때문에, 남주혁은 촬영이 모두 끝나고 드라마를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이 때문에 그는 인터뷰하는 당일까지도 ‘눈이 부시게’에 대한 여운이 남아있었다.
“마지막 회를 보고 정말 많이 울었다. 방송을 보면서 참 많은 걸 생각했다. 시청자 입장으로 1부부터 12부까지 모두 봤는데 그냥 너무 슬프고 너무 행복하더라. 여러 감정이 왔다 갔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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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남주혁이 최근 MBN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드라마하우스 |
그를 가장 울게 만든 건 김혜자의 마지막 회 나레이션이었다. 극 중 김혜자(김혜자 분)는 자신의 모든 삶을 보여주며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것 아닌 하루가 온다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라. 오늘을 사랑하라.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 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라는 말로 마무리한다.
“마지막 회를 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만 나더라. 특히 김혜자 선생님의 나레이션은 정말 슬펐다. 그 대사는 대본을 볼 때부터 마음 한켠을 강하게 두드렸다. 어제 직접 들으니 너무 실감이 났다. 정말 많이 기억에 남았다.”
드라마의 촬영은 오래전에 끝났지만, 그에게 가장 강렬한 기억이었다. 당시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란 생각까지 할 정도였던 그는 ‘눈이 부시게’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
“개인적으로 준하 캐릭터를 더 잘해야겠다는 아쉬움도 있었고 멋진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는 시간이 행복했다. 나에게 영광의 수난이었다. 마지막 촬영 날 (한지민과) 바닷가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다. 그때 내가 울면 안 됐고, 울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촬영을 시작하니까 혼자 살아간 20대 혜자부터 70대 혜자까지 모두 생각이 나서 너무 슬프고 미안하더라. 그래서 NG가 정말 많이 났다.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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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남주혁이 최근 MBN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드라마하우스 |
‘눈이 부시게’는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도 있지만 가장 크게 주목받았던 건 반전이었다. 극 초반 한지민과 남주혁의 시간 이동 로맨스인 줄 알았지만, 이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이었다. 이런 반전은 굉장한 화제성을 부르기도 했다.
“반전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제작발표회 때 정말 힘들었다. 말 몇 마디만 하면 나로 인해 반전이 들킬 것 같더라. 정말 다 들켜서 나 때문에 망해버리는 끔찍한 상상도 했었다. 이런 반전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준 것 같았다.”
알츠하이머 노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끌어 가다 보니 일각에서는 ‘눈이 부시게’가 소통의 장이 됐다는 평이 있었다. 많은 시청자 또한 70대 노인 혜자의 삶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남주혁 또한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살아있는 20대 청춘으로서 언젠가 시간이 자연스럽게 흐르고 나면 나도 혜자가 될 수 있다. 드라마에서 나쁜 사람에 대한 예시를 보여주지 않나.
(인터뷰②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