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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설치극장 정미소가 17년만에 관객들 곁을 떠난다. 정미소를 일궜던 배우 윤석화는 마지막으로 정미소와 작별 인사를 건네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우 윤석화, 김태훈 연출, 최재광 음악감독이 참석했다. 사회자로는 배우 이종혁이 함께했다.
이날 윤석화는 질의응답에 앞서 무대에 올랐다. 그는 "항상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제가 사랑할 수 밖에 없었 관객들, 그리고 관객과의 시간이 떠오른다"면서 1인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의 대표곡인 'It was our time'을 열창했다.
이번 공연은 2002년 개관해 17년간 자리매김했던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의 마지막 라인업으로 당시 개관작을 공연했던 배우 윤석화가 곧 사라질 공간에 대한 추억을 기념하기 위해 '아듀! 정미소'를 테마로 기획했다.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 극작가 '아놀드 웨스커' 원작이며, 1992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출가 임영웅의 연출 및 윤석화 출연으로 극단 산울림에서 세계초연 했던 작품이다.
특히 본 공연은 2020년 런던 공연을 위한 '오픈 리허설' 형식으로 이뤄진다. 2020년 런던 공연은 연출가 피터 홀의 조연출 출신인 웨스트엔드 베테랑 제작자 리 멘지스가 제작한다. 정미소 극장에서 선보이는 마지막 공연인 만큼 스페셜 게스트의 헌정 참여도 예정돼 있다.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정미소의 마지막 작품으로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윤석화는 "급히 작품을 준비하려다보니까 제가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은 캐스팅이 어려워서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제 인생에서 저 혼자 할 수 있고 울고 웃을 수 있는 작품을 생각해보니 '딸에게 보내는 편지'였다. 2020년 공연이 예정돼 있지 않았다면 엄두도 못냈을거다.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가는 것이 아름다운 도리라고 생각했다"면서 "갑자기 한국말로 바꿔서 공연하기엔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해서 오픈 리허설 형식으로 공연을 진행하기로 했다. 영어와 한국어가 같이 나와 이상한 공연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고 설명했다.
1992년 처음 공개된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2019년을 맞아 이전의 버전과는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을 찾는다. 윤석화는 "아놀드 웨스커가 2012년에 작품을 수정했다. 작품을 수정하면서 아빠를 언급하게 된다. 딸에게 주는 10가지 교훈 뿐만 아니라 다른 일렁거림이 보여지는 쪽으로 작품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설치극장 정미소는 윤석화와 건축가 장윤규가 폐허의 공간을 예술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뜻에서 2002년 개관한 소극장이다. 원래 목욕탕으로 쓰던 3층 건물을 개·보수해 극장으로 만들었다. 17년만에 경영난을 이유로 폐관된다. 윤석화는 "제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비록 이 공간에서 정미소가 없어지는건 안타깝지만 언젠간 시골에 진짜 정미소를 만들고 그곳에서 연극하는 걸 꿈꾼다"고 말했다.
윤석화는 "사실은 많이 안타깝다"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는 "제가 제일 보람이 있었던 것은 젊고 아직 힘은 없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이 있는 후배들을 조금씩 후원해주는 '정미소 프로젝트'였다. 관객은 없었지만 정말 연극 정신이 살아있는 작품들이었다. 다들 진심이라는 것을 담아내는 작품을 만들었다. 젊은 친구들이 작품 잘 만들어낼 때 정말 보람이 있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윤석화는 "런던 공연을 하
배우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6월 11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한다.
shinye@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