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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방도령’ 포스터 사진=판씨네마 |
코미디, 로맨스, 풍자 등 복합적 장르를 모두 담았다고 자부한 영화 ‘기방도령’,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영화는 속 빈 강정처럼 어떤 것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라는 신선한 소재로부터 시작한 ‘기방도령’(감독 남대중)의 첫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남자 기생의 시선에서 조선시대의 불평등한 이야기를 말하는 점은 관객에게 독특한 시각을 선사했다.
그러나 소재가 주는 신선함만으로는 110분의 러닝타임을 이끌고 가기엔 역부족했다. ‘기방도령’의 주연인 이준호가 극을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 했으나, 여러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초반 사회의 부조리를 타파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했던 주인공의 모습과 달리 중반부에서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허색(이준호 분)과 혜원(정소민 분)의 로맨스로부터 이야기의 틈새가 벌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조선시대의 사회적 불평등을 꼬집고자 했던 허색의 의지가 혜원을 만나면서 한 차례 흐지부지해졌다. 신분차이로 인해 두 사람의 이뤄질 수 없는 애틋한 로맨스 자체가 조선시대 사회를 꼬집는다는 의도가 담겨 있으나 비극적인 로맨스가 부각되면서 풍자의 의미는 퇴색되어졌다.
‘기방도령’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가장 남는 것은 몸종 알순(고나희 분)과 육갑(최귀화 분), 난설(예지원 분)의 연기다. 알순은 천진난만한 매력으로, 육갑과 난설은 코믹 케미를 펼치며 관객의 웃음을 선사했다.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날고뛰었던 반면 그들에 비해 허색의 매력이 덜 묻어나온 것 같아 아쉬움을 자아낸다.
작품의 의도가 명확히 담아 있었더라면 ‘기방도령’은 분명 흥미로운 쟁점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그러나 ‘기방도령’은 로
한편 ‘기방도령’은 불경기 조선, 폐업 위기의 기방 연풍각을 살리기 위해 꽃도령 허색(이준호 분)이 조선 최초의 남자 기생이 되어 벌이는 신박한 코믹 사극이다. 오는 10일 개봉한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신미래 기자 shinmirae93@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