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시청률에 명예는 없다쳐도 돈은 벌린다. 맥락 없다고 비판 받아도 누군가는 득을 본다. 막장 드라마가 그렇다. 그런데 배우 구혜선 안재현 부부의 이혼 갈등을 둘러싼 막장 드라마는 나날이 스케일만 커지는 가운데, 새드엔딩으로 끝날 것 같다. 누구에게도 득이 될 게 없는, 하루 빨리 조기 종영 만이 답인 씁쓸한 막장 드라마다. 먼저 시작한 구혜선도, 상대방인 안재현도, 이들 사이에 의도하지 않게 낀 소속사 대표와 오연서를 비롯해 안재현이 찍고 있는 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 관계자들까지. 누구하나 성할 리 없다.
구혜선으로부터 알려진 남편 안재현과의 파경 위기. 시작은 그저 안타까웠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던, 로맨틱한 사랑의 균열이라니, 누구의 잘못이었나를 떠나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더군다나 “나밖에 없다던 남편의 권태기로 인해”라는 구혜선의 글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건드리기에 충분했다.
안재현의 이렇다 할 반박이 없는 상태에서(누구의 잘못이든지 간에, 남녀 간의 문제이므로) “섹시하지 않은 젖꼭지” “주취 상태에서의 이성과의 잦은 통화”, “배신자” 등의 일방적인 폭로는 계속됐고, 급기야 부부의 2년 간의 대화가 연예매체 디스패치를 통해 공개됐다. 애초에 정답이란 게 없는 문제이긴 했지만, 모든 동정론이 구혜선에게 쏠린 상황에서 이 보도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구혜선의 집착과 불안정한 감정 상태의 지속에 안재현의 변심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는 의견이 급증한 것.
구혜선은 이에 “드라마 여배우와의 염문설”, “남편 컴퓨터에서 발견된 여배우와의 호텔에서의 야식 사진” 등 보다 자극적이고 구체적인 폭로로 논란의 스케일을 키웠다.
결자해지라고 했다. 더 이상의 피해를 막을 키도 현재로서는 구혜선에게 달렸다. 감정적 폭로의 무한 질주는 결국 공감이 아닌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고 적잖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미 법률대리인을 선임했고,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하며 잠시 머리를 식히기로 결심한 상태에서 이제는 구혜선도 잠시 아픈 마음을 가다듬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때가 아닌가 싶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진정으로 아끼는 사람들은 응원과 위로를 보내기 마련이다. 스스로 가십거리로, 의미 없는 감정 이입의 대상물로, 남는 게 없는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기로 자처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누구의 잘못이건 이미 타격을 입지 않은 이가 없다. 더는 선을 넘지 말고 차분하게 안팎의 상황을 수습할 때다. 찰나의 속 시원함을 위해, 눈앞의 무언가를 위해 인생
이번 사태의 스케일을 키운 구혜선은 괴로움 속에서도 충분히 꽃보다 아름다운 스스로를 깨닫기 바란다. 상처뿐인 새드 엔딩에도 새로운 시작은 온다는 것도. 막장 드라마는 돈이라도 벌지, 현실은 돈으로도 보상 못할 ‘잃는 것’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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