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트비아 출신 세계적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지병으로 타계했다. 향년 76세.
1일 연합뉴스는 발트 3국 뉴스통신 BNS와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홈페이지 등을 인용, 마리스 얀손스가 11월 30일 (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자택에서 지병인 심장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FP는 유족의 지인들을 인용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얀손스 타계에 성명을 내고 "우리는 마리스 얀손스가 사망했다는 슬프고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고 추모했다.
마리스 얀손스는 20세기 위대한 지휘자 에프게니 므라빈스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사사한 현대 지휘계의 명장 중 명장으로 손꼽힌다. 러시아 음악에 정통했으며 특히 러시아 작곡가 쇼스타코비치 스페셜리스트로 통한다.
얀손스는 1943년 라트비아 리가에서 지휘자 아버지인 아르비드 얀손스와 소프라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56년 레닌그라드 콘서바토리에 입학, 지휘와 피아노를 익혔으며 1969년에는 카라얀에게 지휘를 배웠다.
1971년에는 카라얀 지휘자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했다. 1973년에는 아버지를 이어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지휘자가 돼 20세기 전설적인 지휘자 므라빈스키로부터 직접 지휘를 배우기도 했다. 쇼스타코비치 친구이기도 한 므라빈스키를 사사한 그는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여러 명반을 남겼다.
무명이던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유럽 정상급 악단으로 끌어올려 노르웨이 국왕으로부터 외국인에 수여되는 최고의 훈장을 받았다. 피츠버그 교향악단을 이끌면서는 해리 예술상을 받기도 했다.
얀손스는 2000년대 들어 전성기를 맞았다. 2003년부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를 맡았으며 2004년부터 2015년까지는 네덜란드 최고 오케스트라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를 이끌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 10대 교향악단 두 곳을 감독하며 당대 최고의 지휘자로서 명성을 떨쳤다.
세계 최고의 명지휘자들만을 초대한다는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에도 2006년, 2012년, 2016년 등 세 차례나 초청받았다.
한국 클래식팬들과도 친숙하다. 2010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하는 등 수차례 한국에서 연주했다. 지난해에는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을 이끌고
심장병으로 타계한 그는 심장 건강 적신호를 달고 다녔다. 얀손스는 1996년 오슬로에서 오페라 '라보엠' 지휘 중 심장발작으로 쓰러진 일이 있는데 당시 한 손에는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sje@mkinternet.com
사진|빈체로, 연합뉴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