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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배우 차인하(본명 이재호, 27)가 유작으로 남게된 '하자있는 인간들'에 편집 없이 등장했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하자있는 인간들' 측은 방송 전 추모 문구를 띄우며 차인하를 추모했다.
제작진은 검은 화면에 "수줍게 웃던 당신의 모습 늘 기억하겠습니다. 고민 없는 그 곳에서 편히 쉬기를. 故 이재호(배우 차인하) 1992-2019"이라는 문구를 내보내며 동료를 떠나보내는 슬픔을 드러냈다.
앞서 '하자있는 인간들'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고인은 촬영 기간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드라마 촬영에 임했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언제나 열심히 현장을 빛내준 고인의 노력을 기억하겠다"면서 "제작진은 정상적으로 방송이 이뤄지길 바라는 유가족의 뜻을 존중해 별도의 편집 없이 예정대로 드라마를 방송하기로 결정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알린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는 제작진의 예고대로 차인하의 분량이 편집 없이 전파를 탔다. 주서연(오연서 분)의 작은 오빠이자 바텐더 겸 매니저 주원석 역을 맡은 차인하가 자신에 호감을 드러내는 한 남학생과 대면을 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남학생은 "저 한국대 다닌다. 대한민국 최고 명문대학이다. 어리고 잘생기고 머리도 좋은데 왜 저 안 만나주냐. 뭐가 마음에 안드냐 말해봐라 고치겠다"며 주원석에 직진 고백을 했다. 이에 주원석은 학생들이 많은 캠퍼스 한복판에서 남학생의 얼굴을 감싸안고 키스를 할 듯 가까이 다가갔다. 화들짝 놀란 남학생은 주원석을 밀어내고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주원석은 "감당 안 되지? 자기 자신 하나 감당 못하는 놈은 성가시다"며 거절하는 이유를 밝혔다.
주원석에 몰입해 연기를 하는 차인하의 모습이 너무도 생생해 안타까움을 더욱 자아냈다. 방송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오진석 PD는 주원석 캐릭터로 성소수자 코드를 보여주는 것에 대해 "민감한 코드를 가지고 코미디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드라마 안에 많은 편견을 극복하는 게 많다. 성소수자 편견은 코미디 보다는 이쪽도 이해해보려고 질문을 던지는 편으로 그렸다. 희화화하지 않으려고 접근을 했다"면서 고민을 거듭한 캐릭터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코미디라는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의미'를 가진 캐릭터라는 것. 중책을 가지고 시작했던 캐릭터인만큼 차인하는 캐릭터를 담담하면서도 조심스러운 어조로 그려냈다.
차인하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하자있는 인간들'이 차인하의 유작으로 남게 됐다. '하자있는 인간들'은 이미 반년가량 전부터 촬영을 해온 만큼 촬영 막바지에 이른 상황이고 차인하의 분량이 어느정도 남아있을지 알 수 없으나 차인하 역시 드라마 후반부까지 촬영을 진행했다. 방송을 통해 보여질 차인하의 마지막 연기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던 한 스타를 먼저 떠나보낸 팬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한편, 3일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차인하는 이날 오후 자택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소속사 판타지오 측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참담한 심정”이라며 "12월 3일 배우 차인하가 우리의 곁을 떠났다"고 차인하 사망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장례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조용히 치러진다.
차인하는 지난 2017년 영화 ’내 마음 깊은
ksy70111@mkinternet.com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