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99억의 여자` 이지훈 "조여정과 첫키스신, 땀 엄청났다"

↑ 이지훈이 '99억의 여자'로 색다른 이미지를 보여준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제공|지트리크리에이티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배우 이지훈(32)은 ‘99억의 여자’ 이재훈과 자신은 전혀 다른 인물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아이 같은 면”은 닮았다며 “저도 아직 애라고 생각한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지훈은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 연출 김영조)에서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는 플레이 보이 이재훈 역을 맡아 열연했다. ‘99억의 여자’는 99억을 손에 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지훈은 “재훈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면서 푹 빠져서 지냈다. 좋았던 결말이었고, 사고 없이 잘 마무리했다. 그동안 해보지 않은 인물을 연기했다.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드렸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서 좋았다. 기억에 남을 만한 역할이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재훈이를 연기한 뒤 들어오는 작품이 달라지더라. 제가 고운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곱고 여리한 역할이 많이 들어와서 의아했다. ‘99억의 여자’를 하고 나니까 남성미 있는 역할이 많이 오더라”고 설명했다.

↑ 이지훈이 '섹시한 쓰레기'라는 별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제공|지트리크리에이티브

극 중 이재훈은 아내 윤희주(오나라 분)를 두고 아내의 친구 정서연(조여정 분)과 바람을 피우거나 정서연을 배신하고 돈을 탐하며 야비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성공적으로 표현한 이지훈은 ‘섹시한 쓰레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기억에 남는 댓글 중 하나”라며 “섹시하거나 퇴폐미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기분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섹시한 연기 비결이요? 하하. 섹시하게 연기하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재훈이를 연기하려면 계산하지 말고, 현장에서 느껴지는 대로 나오는 대로 호흡이든 말이든 뱉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투박하더라도 그냥 말하려고 했죠. 다듬어서 하면 철없는 구석이 감춰질 것 같았죠. 대본을 보면서 과하다고 할 정도로 하면 어떨까 싶었고 포장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초반에는 댓글에 과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시간이 가면서 그런 인물로 보이는 힘이 생겼어요.”
이지훈은 오나라와 14살 나이 차를 뛰어넘는 연상연하 부부를 연기했다. 그는 오나라에 대해 “인생에서도 연기에서도 선배인 분이라 기댈 수 있어 좋았다”며 “누나에게 인생 조언 같은 것도 많이 들었다. 누나가 닭갈비도 사주고 많이 챙겨줬다. 현장에서 처음에는 ‘여보’라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웠는데,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에는 적응이 됐다. 누나랑 즐겁게 촬영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이재훈이 죽는 신에서 오나라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이지훈은 “15부 대본을 받고 보니까 제 신이 ‘영웅본색’과 느낌이 비슷하더라. 작가님에게 물어보니 ‘영웅본색’을 오마주 한 거라고 하더라. 대본 받았을 때 먹먹했다. 딸을 두고 가야 하고, 뒤늦게나마 아내의 사랑을 알고 아내에게 돌아가려고 하는데 이미 늦은 거지 않나. 그래서 마음이 아팠다. 원래 통화 신은 따로 촬영하는데, 전날 누나에게 전화해서 직접 전화를 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촬영장에서 누나 목소리를 들으며 연기하는데 주체가 안 되더라. 그래서 되게 먹먹했다”고 설명했다.

↑ 이지훈이 '99억의 여자'에서 호흡을 맞춘 오나라 조여정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제공|지트리크리에이티브

극 중 조여정과 바람을 피우는 이지훈은 키스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키스신이 처음이었다. 정말 땀이 엄청났다. 감독님이 남성미를 보여달라고 하는데 애먹었다. 누나에게 죄송하다고, ‘오케이’ 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NG가 다섯 번 났던 것 같다. 그 장면은 찍고 나서 모니터도 못했다. 그 신은 못 보겠더라”며 쑥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조여정 선배도 정말 인간적으로 잘 대해주셨어요. 진솔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고요. 마음씨가 되게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어요. 누나에게 감사했죠. 누나가 촬영장에 떡을 쐈는데, 제가 마지막 신을 찍고 오니까 누나가 떡이랑 ‘꼭 챙겨가라’는 메모를 남겨놨더라고요. 그걸 보니까 뭉클했어요. 주인공이라는 자리가 되게 어렵잖아요. 이 바닥에서 오래 해오고 이 정도로 사람이 되어야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깜냥이 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인터뷰②에 계속)
skyb184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