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이 돌연 취소돼 버려질 뻔한 간으로 다른 생명을 살린 사연이 소개되면서, 본인 순서만 학수고대하는 이식대기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고대안암병원은 김동식 간담췌외과 교수가 최근 이식에 사용될 뇌사자 간의 사용범위를 넓히는 ‘간이식 수술’을 성공했다고 전했다.
김동식 교수에게 간 이식을 받은 행운의 주인공은 조병임(여,60세)씨다. 조씨는 20년 가까이 B형 간염과 간경화 치료를 받고 있었다. 복수와 간성혼수, 복막염 등으로 고통 받고, 지난해 7월엔 간암 진단을 받아 색전술을 3회 실시하기도 했다.
2009년 10월 간이식 대기자로 등록했지만, 뇌사자 간이식은 대개 생명이 위급한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배분되기 때문에 간 기증을 기다리며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시내 한 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자가 발생했다. 이는 또 다른 병원의 급성 간부전으로 매우 위독한 환자에게 이식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수술실 조직 검사 결과 60% 이상의 지방간 변성을 보여 이식될 예정이었던 환자에게는 기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됐다. 그리고 뇌사자의 간은 버려질 계획이었다.
우연히 이 소식을 접한 김동식 교수는 그 즉시 해당병원으로 가서 간 조직 검사결과를 확인했다. 김 교수는 “최상의 상태는 아니었지만 허혈시간, 수술 시간 등을 적절히 잘 조절하면 조병임와 같은 환자에게 이식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간 적출수술을 실시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때마침 조병임 씨는 심한 복수와 고열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곧바로 수술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또 다른 난관에 봉착했다.
조병임 씨는 간이식 대기자 10순위였기 때문에, 이식을 받기 위해선 앞서 이식을 포기한 1순위 환자뿐만 아니라 그 사이의 모든 환자와 의료진의 동의가 필요했다. 이에 정윤희 코디네이터는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와 공조해 이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했다.
수술은 순조롭게 진행됐고, 조병임 씨는 지난 6월 16일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
김동식 교수는
조경진 매경헬스 [nice2088@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