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22일 전기차인 '레이 EV'를 내놓고 판매에 나섰다. 하지만 차를 개발한 책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거나, 솔직하지 못한 발표를 해서 당혹스러웠다.
우선, 현대기아차그룹 환경차시스템 개발실장 이기상 상무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레이 가솔린 모델이 일년간 1만킬로 주행시 유류대를 115만원 내야 하지만, 레이 전기차는 연간 9만4천원만 내기 때문에 운행비가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레이EV는 16.4㎾h의 배터리를 장착했고, 이걸 충전할때 전기료는 860원에 불과하다고 했다.
레이의 주행거리는 한번 충전에 91km(신규연비 기준)다. 우리나라 자동차 평균 주행거리인 1년 1만3000km를 달리려면 연간 완전방전-완전충전이라는 비현실적인 형태로 충방전을 하더라도 총 143회를 충전해야 하는데, 이는 최소한 한달에 12회, 196.8kWh를 충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또한 가장 이상적인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상당량의 전력 손실이 발생하므로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일반적으로는 그 용량보다 150~200%의 전기가 필요하다. 레이EV가 얼마만큼의 효율로 충전이 되는지는 현장의 개발자들도 정확히 알려주지 못했지만, 많게는 가솔린 모델에 비해 2배 이상의 비용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친환경자동차 개발실의 이기상 상무는 "누진 요금을 감안하지 않은 전기 요금을 발표한것이 사실이지만, 일반 가정에서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알기 어렵고 우리나라 전기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데, 이를 모두 감안해서 차를 만들 수는 없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한해동안 대당 가격이 4000만원이 넘는 차를 공공기관에 2500대 단독 납품할 계획인데, 이를 구입하기 위한 1000억원 넘는 비용은 모두 국민들 세금에서 나온다. 이 전기차가 소비할 전기요금 또한 세금에서 나오는건 마찬가지다. 전기 요금이 얼마 나올지 잘 모르겠다는 현대기아차의 입장은 그래서 무책임하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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