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BMW코리아는 미니 쿠퍼 디젤을 국내 출시했다. 그동안 미니의 단점으로 지적받던 연비를 크게 개선했다.
또 일반적인 1.6리터 가솔린 엔진 수준의 최고출력과 높은 최대토크까지 갖춰 미니 특유의 운전재미도 그대로 유지했다. 그래서 미니 쿠퍼 디젤은 출시되자마자 미니 브랜드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신나게 달리는 것과 기름값이 적게 드는 것. 요즘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들을 미니 쿠퍼 디젤은 모두 충족시켜주는 듯하다. 또 디젤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점차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미니 쿠퍼 디젤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진 듯 하다.
◆ 미니 특유의 느낌과 BMW 디젤 엔진이 뭉쳤다
클린 디젤 차량에 오랫동안 집중했던 유럽 브랜드는 말할 것도 없고 국산 디젤차도 가솔린 못지않은 정숙성을 지녔다. 디젤차가 조용하다는 것은 얘깃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다.
다른 세단들에 비해 엔진 소리가 두드러지는 듯한 느낌이 있지만, 미니는 이를 즐겁게 여기는 사람들을 위한 차다. 원초적 느낌을 느끼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엔진소리가 더 반갑다. 주행소음은 미니 쿠퍼 가솔린에 비해 훨씬 조용한 점이 오히려 아쉽다.
◆ “Torque to be with you(토크가 함께하길)”
미니 쿠퍼SD는 현대차 아반떼 수준의 무게를 가졌지만 최대토크는 아반떼의 두 배를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토크만 놓고 보면 고성능 모델인 미니 쿠퍼S보다 우수하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시속 200km까지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다. 앞서 시승한 미니 쿠페S의 경우는 빠른 시간에 시속 200km까지 도달하지만, 엔진회전수가 급격하게 오르며 운전자를 자극하는 스타일이다. 반면 미니 쿠퍼SD는 부드럽게 속도가 붙는 스타일이며, 차체를 쭉 밀고 나가는 느낌은 BMW 520d를 연상케한다.
◆ 지구를 생각하는 친환경 미니 쿠퍼 디젤
미니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을 내세우고 있다. 미니멀리즘은 최적의 성능과 높은 연료효율성을 위해 미니에 적용된 개념이다. 역동적인 드라이빙 성능과 느낌은 간직하면서도 차체 경량화 기술 등을 통한 에너지 효율 증대하겠다는 의지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BMW와 미니의 정체성이 잘 나타나있는 부분이다.
◆ 높은 인기에는 이유가 있다
올해 미니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차량은 미니 쿠퍼D. 1월에는 64대, 2월에는 179대가 팔려나갔다. 출시되자마자 미니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또 고성능 모델인 미니 쿠퍼SD도 미니 쿠퍼S 보다 월등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미니 쿠퍼 SD라면, 문짝이 두개 뿐이고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장시간 타기 불편할 수도 있다. 노면 충격은 고스란히 차내로 전해지고 가격은 웬만한 국산 준대형차보다 비싸다.
보기만 해도 즐겁고, 운전을 하면 더 즐겁다. 또 주유소 가격표를 보며 이곳저곳을 비교하는 번거로움도 없다. 그런 차가 바로 미니 쿠퍼 디젤이다. 여러 불편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 또한 재미로 승화하는 개성과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즐거움이 가득하기 때문에 미니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리를 지켜오고 여러 세대에 걸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듯 하다.
김상영 기자 / young@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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