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새삼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과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성공한 단일화, 특히 여론조사로 대선 후보를 단일화한 사상 초유의 방식이라는 점에서 양측 모두 당시 상황을 참고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설문 문항이 첫 관문
당시 양측이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벌인 지점은 설문 문항이었습니다.
노무현 후보 측은 '이회창 후보에 대항할 후보'란 표현을, 정몽준 후보 측은 '이회창 후보에게 경쟁력 있는 후보'란 표현을 고집하며 맞섰습니다.
그러다 결국 '이회창 후보와 경쟁할 단일 후보'라는 문구를 넣기로 양측이 타협을 봤습니다.
여론조사 시점도 '변수'
여론조사 시점을 두고도 양측은 힘겨루기를 벌였습니다.
직장인 지지층이 많은 노 후보 측은 휴일을 주장한 반면, 주부 지지층이 두터웠던 정 후보 측은 평일 낮 시간대를 선호했습니다.
진통 끝에 조사는 토요일인 11월24일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 실시됐습니다.
역선택 방지는?
2개 기관을 통한 여론조사 가운데 노 후보는 A기관 조사에서 38.8%를 얻어 정 후보를 1.8%포인트 차로 눌렀지만 무효 처리됐습니다.
본선 경쟁상대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가 최근 2주간 지지율 평균인 30.4%보다 낮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당시 양측이 '역선택'을 방지하고자 합의한 데 따른 겁니다.
그러나 B기관 조사에선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32.1%를 얻어 유효 기준을 통과했고 결국 노 후보가 46.8%를 얻어 정 후보에게 1대 0 승리를 거둬 단일 후보 자리에 올랐습니다.
MBN뉴스 김명준입니다.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