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서 추방돼 강제 북송된 탈북 고아들의 마지막 동영상이 공개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이들에게 남은 건 국제사회의 도움 뿐입니다.
오지예 기자입니다.
【 기자 】
라오스 경찰의 불심 검문에 걸린 직후, 탈북 고아들의 모습입니다.
단체복처럼 맞춰 입은 연두색 티셔츠가 무색하게, 아이들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괜히 말도 걸어보고, 앉아있는 자리도 옮겨보지만 불안함은 숨길 수가 없습니다.
애꿎은 짐 가방만 가슴에 꼭 끌어안아봅니다.
불과 한 시간 전, 한국행을 기다리던 탈북 고아들의 모습은 이렇게 천진난만했습니다.
손으로 승리의 V자를 그리고, 한 쪽 다리를 접어 올려 한껏 멋까지 내고 있습니다.
음료수를 쏟아 혼자서만 주황색 옷을 입은 16살 장국화와 맨 왼쪽에 있는 막내 15살 로정연.
일본인 납북자녀로 추정되고 있는 23살 문철과 유일하게 꽃제비 출신이 아닌 백영원.
그리고 정광영, 류광혁, 류철용, 박광혁, 이광혁 등.
탈북 청소년의 얼굴과 이름이 모두 공개됐습니다.
▶ 인터뷰 : 남광규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
- "아무래도 신원이 공개되면 북한 당국에 이런 청소년들에 대한 안전 보호, 이런 부분에 대한 일종의 압박이 될 수 있겠지요. 그런 부분을 조금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로지 자유를 찾아 3천 킬로미터가 넘는 한국행을 선택한 9명.
라오스에서 머문 17일이 이들의 즐거웠던 마지막 기억이 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지예입니다. [calling@mbn.co.kr]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