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고향을 찾을 수 없는 실향민과 이산가족들은 북녘땅과 맞닿은 임진각에 모여 함께 차례를 지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북녘땅을 마주한 임진각.
함경북도 갑산이 고향인 87살 고주락 할아버지 가족이 정성껏 차례를 지냅니다.
홀로 월남해 3대를 이뤘지만, 고향을 한시도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 인터뷰 : 고주락 / 실향민 (함경북도 갑산)
- "동생들 살아있을 때 나왔어요, 이 제사 지내고 나서 집에 가서는 또, 한 번씩 울어요."
임진각 망배단에는 실향민들의 합동 차례상이 마련됐습니다.
더운 날씨와 긴 줄도 마다하지 않고, 고향을 향해 절을 올립니다.
▶ 인터뷰 : 장원순 / 실향민 (평안북도 의주)
- "말해 무엇합니까, 고향 생각만 하면 눈물만 핑 돌 뿐이죠."
▶ 스탠딩 : 이기종 / 기자
- "이번 행사에는 실향민과 이산가족은 물론 남쪽에 가족이 없는 탈북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고향에 갈 수 없는 아픔을 나눴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 등 현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접촉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 인터뷰 : 류길재 / 통일부 장관
-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만여 명이 유명을 달리했고, 올해 들어서만 2,500여 명이 숨졌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