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사드·수입규제’ 한일중 정상회담 후 숙제 받은 한국

한국은 지난 1일 한·일·중 정상회담과 이를 전후로 열린 한·중,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3국 협력체제를 복원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 한국은 이번에 보인 외교적 중재력을 토대로 향후 동북아 외교전에서 보다 넓은 입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3년 반만에 열린 한·일·중 정상회담은 한편으로는 장기간 방치됐던 세 나라 사이 균열의 폭과 깊이를 여과없이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역내에서 미·중 양측으로부터 G2간 패권경쟁이 치열한 남중국해·고고도미사일방체계(THAAD·사드)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더욱 세차게 요구받게 됐다.
미국은 지난 2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을 통해 남중국해 갈등와 관련해 한국의 팔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SCM 이후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민구 장관은 미·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기존 정부입장을 그대로 밝혔다. 그런데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나도 똑같은 생각(Ditto)”이라며 “(남중국해에서 중국 측이) 추가적인 매립이라든지 어떤 부분을 군사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모양새만 놓고보면 한 장관의 원론적 입장표명에 대해 카터 장관이 ‘우리 입장과 똑같다’고 미국 측에 유리하게 해석을 내린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지난 2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군함 파견 등 미국을 지지하며 우리 측에도 동의를 요구한 바 있다.
카터 장관은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한반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이번엔 논의되지 않았음을 밝히면서도 “동맹의 결정을 통해 배치될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사드 문제를 거론해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등을 이유로 취하고 있는 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역시 국민의 불안과 반감 등을 감안하면 향후 한일관계 개선작업 과정에서 한국 측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