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한국형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기술 21개 항목에 대해 미 정부의 이전 승인을 11월까지 받겠다는 계획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방사청은 그동안 11월 이전에 승인이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미측과 기술 이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현실을 모른 채 섣부른 발표로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방사청의 관계자는 24일 “(기술이전협상 목표가) 11월 예정이라고 말한 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무리되지 않은채 결론을 낼 수는 없다”며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음 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방위사업청과 록히드마틴사 간에 추가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위사업청은 KF-X 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 협상을 위해 록히드마틴의 기술담당 이사 등 관계자 4명을 서울로 불러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우리 정부가 요청한 21개 기술 항목에 대해 협의했다. 이는 방사청이 록히드마틴과 지난 2014년 맺은 절충교역(보라매 기술이전 분야)의 기술지원협정서(MOA)을 이행하기 위한 협의다. 그러나 21개 항목에는 수백 개의 세부 기술이 포함되어 있고 이들 세부 기술에 협의를 마치고 미 정부의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21개 기술 항목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출 승인 여부는 내년 상반기에나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사청은 KF-X 개발에 필요한 AESA 레이더 등 4개 분야의 체계통합기술을 미측에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뒤 국회와 언론을 상대로 “21개 기술을 추가로 요구했으며 11월 중 이에 대한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KF-X 사업 진행과정을 대면보고한 장명진 방사청장에게 “국민에게 알릴 것은 적시에 알리고 혼동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는데도 방사청은 낙관적인 전망만 앞세운 것이다.
이들 기술에 대한 수출 승인이 늦어지면 오는 2025년 KF-X 시제기를 출시한다는 일정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국회 국방위는 이미 내년도 예산 670억 원을 의결한 상황이다.
미국이 기술이전 협상에서 예전보다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미측은 지난 주 협상에서 KF-X 개발에 필요한 쌍발 엔진의 체계 통합 기술을 이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방위사업청이 록히드마틴과 절충교역을 위한 기술지원협정을 맺을 때 21개 기술 이전에 대해서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근 협상과정에서 미측이 기술 이전에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내부
반면 KF-X에 참여를 추진 중인 유럽계 회사인 유로제트는 최근 언론 대상 설명회에서 “한국내 제조업 및 후속 지원능력의 발전을 위해 엔진 체계 통합 및 공기 흡입구 설계 기술을 이전해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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