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협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비난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남조선 집권세력의 사드 배비(배치) 소동은 날로 악랄해지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침략세력의 반공화국 압살 책동의 연장”이라며 “북남관계의 파국을 더욱 심화시키고 북침 핵전쟁 위험을 고조시키는 용납못 할 반민족적, 반통일적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민족의 존엄과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국방력 강화는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며 “우리는 내외 호전광들의 무분별해지는 북침 핵전쟁 도발책동에 대처하여 자위적 전쟁 억제력을 더욱 백방으로 다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사드 배치 움직임에 대해 앞서는 미국을 주로 비난했지만, 우리 정부가 미국과 배치 논의를 공식화한 뒤로는 비난의 대상을 미국에서 남측으로 옮긴 모양새다.
전방 지역에서는 남북 양측이 모두 심리전용 이동식 확성기를 추가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 군의 이동식 확성기는 고정식 확성기보다 출력이 뛰어날뿐 아니라 북한군이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기습적으로 방송을 할 수 있다. 하루 6시간이던 대북 확성기 방송 시간도 확대했다. 군은 대북 확성기를 간헐적이고 불규칙적인 방식으로 가동 중이다.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강화하자 북한군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북한군은 우리 군의 이동식 확성기 방송에 대응해 차량형 이동식 확성기를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의 이동식 확성기 음향을 교란하는 데는 고정식 확성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빌미로 국지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북한이 지난달 말 미국 AP통신에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들리는 DMZ 지역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빌미로 대남 도발에 나서기 위한 명분쌓기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국지적 도발, 후방적 테러를 감행하거나 국제 테러단체와 연계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지난달 중순 대남 전단을 살포한 이후 거의 매일 대남 전단을 뿌리며 심리전을 계속하고 있다. 곳곳에서 대남 전단이 뭉
북한의 대남 전단은 기존 대남 비방 구호를 천편일률적으로 되풀이한 것으로, 심리전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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