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마무리되면서 이제 관심은 국회의장으로 쏠리고 있다. 차기 국회의장은 20대 국회 임기가 공식 개시되는 5월 말까지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국회의장을 어느 정당이 맡을 지는 결정된 바가 없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국회의장 선출에 관한 공식 입장을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행상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직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더민주 국회의장 후보군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6선의 문희상·정세균·이석현 의원, 5선의 박병석 의원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세균 의원은 서울 종로에서 홍사덕·오세훈 전 의원이라는 여권의 기라성같은 인물을 연거푸 꺾은 저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국회의장 후보군 가운데 유일하게 자기 계보를 갖고 있는 실세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또 전북 출신이라는 점에서 더민주가 호남민심을 되찾기 위해서도 긍정적 카드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 의원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국회의장 출사표를 던지지않은 상황이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도 “당선되면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대권 경선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내 구도상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경선에서 이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막판 고심 끝에 국회의장직 도전을 천명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문희상 의원은 ‘비대위원장’을 여러 차례 역임한 당의 대표적 원로라는 점이 강점이다.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곽 그룹인 ‘민주연합청년동지회(연청)’에서 활동하면서 동교동계와 정서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아 친노 진영과도 무난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정세균·문희상 의원이 초반 판세에서 우세한 것으로 관측되지만 국민의당 비토가 변수로 남아있다. 문희상 의원은 최근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친노라서 안된다”는 대답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정세균·문희상 의원 모두 범친노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박병석 의원은 온화한 성품을 바탕으로 통합과 조정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그러나 계파 분류상 정세균계로 분류되고 있어 정세균 의원이 도전에 나설 경우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석현 의원은 동교동의 막내 비서 출신으로 국민의당의 ‘친노 비토’여론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계파색이 엷지만 범주류로 분류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당내 세력구도상 열세에 놓인 것은 사실이지
한편 새누리당에서는 20대 국회 최다선인 8선의 서청원 의원이 강력한 후보군으로 꼽혀왔지만 지난달 새누리당 당선자 총회에서 불출마 입장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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