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을 다녀야 하는 나이에 꽃제비가 되서 풀로 배를 채우는 모습에 가슴이 다 아프네요.
취재기자와 조금더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주진희 기자, 북한의 여행증이라는 것이 발급이 얼마나 까다로운 가요?
【 기자 】
북한은 주민들이 '관혼상제'의 경우에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게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즉, 결혼이나 가족의 상이 있을 경우에만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게 하고 있는 건데요.
신청한다고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이틀 이상은 걸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만큼 주민들의이동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겁니다.
【 앵커멘트 】
만약 급히 다른 지역을 찾아가야 하는 경우는 어떻게 합니까?
그런 경우에 바로 뇌물로 해결이 되는 건가요?
【 기자 】
네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배급제가 기능하던 90년대 초까지만해도 북한 주민들은 근처에 가족도 있고, 먹을 것도 정부가 알아서 줬으니, 이동할 이유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배급제가 무너지고 장마당으로 생존해야 하는 북한 주민들에겐 이동이 절실한 문제가 됐고, 이런 경우에 간부들에게 뇌물로 이동의 자유를 사는 거죠.
탈북민 지원 사업을 하면서 이런 북한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영상을 건넨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에 의하면 가까운 지역의 경우 뇌물은 1달러로 멀어질수록 비싸진다고 합니다.
간부들은 그 돈을 모아 부자가 되고, 꽃제비가 있든지 말든지 자신의 아이들은 좋은 학교를 보내는 거고요.
【 앵커멘트 】
참담한 현실이네요.
사회주의 국가라면서 주민들은 시장을 통해 생계를 해결하고, 뇌물과 비리가 판을 치고 있는데 북한은 도발만 일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이 댐에서 물을 무단 방류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 16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 사이에 2차례에 걸쳐 물을 방류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초당 90톤의 물이 흘러내려오는 지역인데, 4배에 달하는 초당 400톤 가량의 물이 갑자기 쏟아져 내려온 겁니다.
【 앵커멘트 】
평상시와 다르게 그정도 물이 쏟아졌다면 주민들 피해도 만만치 않겠습니다.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파주시랑 수자원공사측은 어민 피해 신고가 없다고 하지만, 저희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는 달랐습니다.
4월부터 6월 사이는 그물을 설치해서 잡아들이는 어획량이 많아 어민들이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시기라고 하는데요.
그 그물들이 물 폭탄에 다 찢어졌으니 한달은 놀게 생긴 겁니다.
아직 파주시측가 사태파악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고 어민들의 불안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북한이 미리만 알려줬어도 이정도 피해까지 가진 않았을 텐데요.
지난 2009년 10월 댐 방류시 사전통보하기로 한 협약을 어긴 게 아닌가요?
【 기자 】
지난 2009년 북한이 황강댐에서 갑작기 물을 방류해 야영객 6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진 적이 있죠.
북한도 이를 인정하고 이후 실무협의에서 사전통보하기로 약속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8년 동안 통보는 3번에 불과했습니다.
2010년에 2번, 2013년에 한번입니다.
【 앵커멘트 】
그런데 이번에도 또 안 알려준거군요.
【 기자 】
네 그렇죠.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는게, 보통 군사 통신선을 이용해서 통보를 해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난 2월 개성공단을 폐쇄하면서 북한은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잘라버렸고, 남북이 소통할 창구가 사라졌습니다.
통지 약속을 2009년에 해줬지만, 본인들이 통신선을 잘라버리고 나몰라라 하고 있는 거죠.
최소 10시간 전엔 알려줘야 주민 대피나 시설 피해 최소화가 가능한데 말입니다.
【 앵커멘트 】
우리정부도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전 통지라는 약속을 지킬 거라고 기대하기 어렵지 않나요
【 기자 】
네, 현재로선 우리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수위를 조절하는 일 뿐입니다.
자체 예측에만 의존해 무단방류에 대비하는 거죠.
지난 2009년과 다르게 군남댐을 건설한 것도 쏟아져 내려오는 물을 막는 방팩막이가 생긴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정치부 주진희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