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 수뇌부가 ‘협치’ 차원의 골프 회동을 가졌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등 4명은 지난 11일 경기도 광주의 한 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딩을 했다.
이날 모임은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한 3당 원내대표들을 격려하기 위해 김종인 대표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초청 대상이었으나 박 원내대표가 오래 전부터 골프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김 수석부대표가 대리 참석했다.
여야 3당의 원내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라운딩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 3당은 지난 8일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원구성 법정시한을 하루 넘기긴 했으나 30년 만에 가장 빨리 국회를 개원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20대 국회는 13일 개원식을 열고 4년 간의 의정 활동에 돌입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요 정치인들이 골프 회동을 통해 여야 관계의 물꼬를 트는 일이 흔히 있었다. 1989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라운딩에서 티샷 후 엉덩방아를 찧는 사진은 상징적 장면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여야관계가 과거보다 적대적으로 변했고, 골프에 대한 세간의 불편한 시선을 의식한 정치인들도 수뇌부간 골프 모임을 피했다. 대신 국경일이나 재난 중에 몰래 라운딩을 하거나 같은 당 의원끼리 해외 원정까지 갔다가 비난을 자초하는 등 골프에 대한 국민 인식만 부정적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다.
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300회 가까이 공개적으로 라운딩을 했고, 외국 정상은 물론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과도 함께 하며 국정 돌파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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