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선숙 의원,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과는 업무미팅 때 처음 본 사이다. 오히려 김영환 의원이 하도 홍보업무를 도와달라고 요청을 해서 당 발주 업무를 맡았다가 이런 사달이 났다.”
국민의당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검찰이 김수민 의원을 오는 23일 소환조사할 예정인 가운데 김 의원의 대학 지도교수이자 문제의 용역을 수행했던 숙명여대 김모 교수가 이 같이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20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자신의 제자인 김 의원의 검찰 조사를 앞두고 이 사건이 불법 정치자금 논란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항변해 김 의원 소환조사 후 내려질 검찰의 최종 사법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그 역시 김 의원과 함께 숙명여대 창업기업 ‘브랜드호텔’을 이끈 핵심 인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 사건 거래를 검찰에 고발한 뒤 가장 먼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먼저 브랜드호텔이 ‘역외주’ 방식으로 2억원이 넘는 고액의 리베이트성 수수료를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브랜드호텔은 크리에이티브 역할을 하는 당 업무의 브레인이었다. 이에 따른 당연한 보수이자 수익이지 (국민의당과 김 의원에 되돌아 가는) 불법 정치자금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제는 국민의당 용역을 맡은 당시 김수민 대표가 느닷없이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선정되면서 브랜드호텔을 둘러싼 ‘역외주’ 방식의 계약들이 모조리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계약으로 변질됐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역외주 계약 당시 브랜드호텔과 거래한 S사가 6000만원이 든 체크카드를 국민의당TF 소속 카피라이터에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 교수는 “해당 카피라이터는 예전 나와 유명 광고대행사에서 함께 일했던 프리랜서 후배였다. 국민의당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인물”이라고 공개해, 이에 대한 검찰의 최종 해석이 주목된다.
아울러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과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 등이 이 사건에 연루된 의혹에 대해 “오히려 김영환 의원이 업무를 도와달라고 수 차례 연락을 해서 맡게된 것이다. 그는 "새누리당과 더민주당을 상대로 제한된 시간 내에 수준 높은 당 엠블럼과 선거 홍보송 등을 만들기 위해 홍보기획 업무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존중을 요구해 일을 처리했다"고 전했다. 박 이원이나 왕 전 사무부총장은 업무미팅 떄 본 게 전부일뿐, 자신이 총선일까지 한정된 시간 내에서 업무계약을 일부 미흡하게 처리하다보니 이런 불상사가 났다는 입장이다.
그는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을 당시를 언급하며 “대체로 검찰은 이 사건 계약 방식을 이해한 것 같은데 선관위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 일문일답.
-어떻게 국민의당과 대학 창업기업(브랜드호텔) 간 대형계약이 성사된 것인가.
▶내가 처음에 국민의당과 연결된 부분은 이곳 김영환 의원이다. 수 차례 전화가 와서 도와달라고 했지만 거절을 했다. 그러다가 당 지지율이 바닥에 떨어지고 2월말께 또 도와달라고 연락이 와서 거절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박선숙 의원이나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과는 어떤 관계인가.
▶왕 전 사무부총장과 박 의원은 첫 업무미팅 때 보고 그 다음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단순히 일만 같이 했다.
-국민의당 홍보기획 업무를 어떻게 맡게 됐나.
▶새누리당 선거송으로 ‘픽미’가 나오고, 더민주당은 ‘더더더’를 만들었는데 국민의당은 선거송, 엠블럼 등 아무 것도 없었다. 브랜드호텔이 멋지게 제안한 포트폴리오를 (당이) 이해하지 못하고 기존 정치광고처럼 하라고 하면 우리는 못 한다고 했다. 크리에이티브를 존중해 달라고 했다. 국민의당 홍보물들 보지 않았나. 이번 선거처럼 대박 홍보물이 나오지 않았나. 문제는 김수민 대표가 국민의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결정나면서 지금과 같은 정치자금법 논란 상황이 생긴 거다.
-2억원이 넘는 돈을 브랜드호텔에서 받은 것도 정치자금 밀어주기 시비를 받는데.
▶브랜드호텔도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뛰는 것이다. 우리 같은 대학 창업기업은 수익이 ‘0원’이 되란 말인가. 수입이 있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면 안 된다.
-다른 광고대행사과 브랜드호텔 간 ‘역외주’가 발생한 이유는.
▶광고업계에서 수주를 받은 업체들끼리 수익을 나누는 것은 흔한 일이다. 대한민국 모든 매체가 광고매체로부터 받는 수수율을 7대 3으로 나눈다. 그게 방식이고 업계 수수료 배분 법칙이다. 역외주를 준 S사는 단순 대행업무를 하고 국민의당 용역을 수행하는 브레인은 바로 브랜드호텔이다. 이곳은 광고와 디자인을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 업무다. S사가 수수료중 3을, 브랜드호텔이 7을 먹는 셈이다.
-역외주 계약서 작성 과정에서 논란도 일고 있다.
▶나도 미치겠다. 일이 꼬이려니…김 의원이 대표직을 그만두고 선관위 조사가 시작되니 S사와 브랜드호텔 새 대표와 학생들끼리 (뒤늦게) 계약서를 썼다. 조사가 시작되니 국민의당 용역이 아닌 S사가 맡았던 다른 맥주 관련 홍보계약을 해준 것으로 계약서를 쓴 것이다.
-S사가 국민의당 측에 6000만원의 체크카드를 제공한 것은 뭔가.
▶체크카드를 받은 인물은 브랜드호텔과 함께 일한 프리랜서 카피라이터이지 국민의당과 아무 관계가 없다. 이 카피라이터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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