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정계복귀, 출렁이는 野지형…제3지대에 둥지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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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정계복귀 / 사진=MBN |
손학규 전 통합민주당 대표가 정계 은퇴를 한 지 2년 2개월여만인 20일 공식으로 정계복귀를 선언하기로 함에 따라 정치지형이 출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정치권은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선언 자체는 사실상 예고된 것으로 타이밍의 문제로 인식해왔기 때문에 담담한 표정입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5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 후 "4·13 총선 결과를 깊이 새기고 국민의 분노와 좌절을 제대로 안아 새판을 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하는 등 여러 차례 정계복귀와 대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왔습니다.
특히 지난달 2일에는 광주에서 "나라를 구하는데 죽음을 각오로 저를 던질 것"이라며 표현의 강도를 끌어올린 데 이어, 20일에는 전남 강진에서의 고별강연에선 "새로운 권력과 정치 질서를 만들어낼 것"이라면서 조만간 하산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손 전 대표는 정계복귀 선언 시점을 저울질하다 국회 국정감사가 끝나는 시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구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둘러싼 충돌로 국감 파행으로 '사상 최악의 국감'이라는 평가에다,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으로 인한 대치국면으로 정치 불신이 증폭된 터라 '돌아온 손학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시기라는 판단도 했음직 합니다.
그러나 '송민순 회고록' 파동으로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다는 점에서 야권에서는 민감한 반응도 나옵니다.
2012년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서 손 전 대표를 눌렀던 라이벌이자, 민주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세론이 '송민순 회고록' 파동에 주춤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대표였던 손 전 대표가 비례대표로 영입해 당선되기도 했습니다.
손 전 대표 측근 중에서도 이런 시기에 정계복귀가 이뤄지는 데 대해 당황해하는 분위기도 엿보였습니다.
손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조만간 복귀선언을 할 것으로는 알았지만, 갑자기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손 전 대표는 '새판짜기'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것처럼 사실상 당 밖으로 나가 제3지대에서 둥지를 틀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대세론'이 여전한 데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부겸 의원 등 50대 주자들이 힘을 키우는 구도에서 움직일 공간이 여의치 않은 현실적인 여건 탓입니다.
그러면서 중도 이미지를 살리면서 정계개편의 촉매제가 되거나, 정계개편의 흐름에 몸을 실으며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특히 손 전 대표를 고리로 정치권에서 꿈틀대는 개헌론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손 전 대표가 18대 대선을 1년 앞둔 2011년 12월 민주당과 '혁신과 통합', 한국노총 등이 통합해 민주통합당을 창당한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옵니다.
과거 손 전 대표의 외곽조직이었던 선진평화연대와 같은 정치결사체를 조직한 뒤 민주당과 통합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소식에 민주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손 전 대표를 당 울타리 내로 붙잡으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우리당의 큰 지도자이신 만큼 정권교체를 위해 당과 함께 뛰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대선주자들은 겉으론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통화에서 "환영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박원순 서울시장 측 핵심관계자는 "풍부한 경험과 경륜이 어려운 국면에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부겸 의원은 "야권과 정권교체에 힘이 될 것"이라고, 안 지사 측 대변인 역할을 하는 박수현 전 의원은 "국민께 더 큰 위안과 희망을 드리는 길에 지혜를 보태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손 전 대표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내온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에 대한 영입작업에 속도를 낼 태세입니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는 "2년여 동안 강진에서 갈고 닦은 국가 미래
안철수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호가 침몰하고 있어서 정말 많은 경륜과 경험 가진 분들이 함께 대한민국을 구해야 한다"면서 "지금은 당을 가릴 것 없이 한 분이라도 더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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