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인 최순실씨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했다가 ‘정윤회 문건’과 네티즌이 제보한 영상을 보고 “착각했다”며 진술을 바꿨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지난 7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2차 청문회 내내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저도 답답하다. 그러나 최씨를 제가 안다면 만남을 물론 없지만 뭔가 한 번 통화, 통신이라도 있지 않겠나. 정말 그런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이 불거질 때까지도 최씨의 존재를 몰랐다고 강조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그 문건에도 최순실이라는 이름은 안나온다. 정윤회라는 이름만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윤회 문건’을 공개하고 첫째 장에 최씨의 이름이 적혀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에 김 전 비서실장은 “착각을 했다”며 발언을 정정했다.
박 의원은 더 나아가 김 전 비서실장이 2004년 한나라당 법률자문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을 틀었다. 해당 영상에는 최씨의 실명을 거론하는 장면이 나왔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김 전 비서실장은 “죄송하다. 저도 이제 나이가 들어서”라며 “이제 최씨의 이름을 못들었다고는 할 수 없겠다. 그렇지만 최씨와 접촉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 의원에게 해당 영상을 제보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제보 당시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대화에는 네티즌이 “위증을 하고 있는 김기춘의 증거 영상이다. 4분 30초부터 보면 김기춘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가 답변한다”는 글과 영상 링크가 담겼다.
네티즌은 “대통령이 뭐라고 얘기하는가?”, “거기에 최순실 이름이 나옵니까?”라는 박영선 의원의 추가 확인 질문에 “사회자가 직접 (최순실을) 언급한다. 김기춘이 모르면 치매수준”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청문회 후 페이스북에 “드디어 김기춘 증인이 시인했다. 시민 여러분의 힘으로 실토를 들을 수 있었다. 손혜원·안민석 의원에게도 같이 제보가 와서 힘을 합쳐 네티즌 수사대와 함께한 일”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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