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학계·기업인·시민단체 출신 인사 700여명이 참여한 지지그룹 '전문가광장'을 23일 출범시켰다. 800여명의 교수들이 참여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대항마 성격으로, 향후 대선주자 간 자문그룹 세몰이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전문가광장 창립대회 기조연설에서 "지도자가 직접 전문가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을 내서 미래 먹거리와 미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다음 세대가 대한민국을 더 번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을 '토론이 가능한 대통령'이라고 소개하면서 "이들 자문단과 정책의 설계부터 실행까지 진행할 준비도 마쳤다"고 밝혔다.
구성은 분야별로 다양하다. 정치·외교·국방·경제·복지·교육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문가로 구성됐다. 안 전 대표는 이들과 토론을 통해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 방안까지 만들어내는 자문그룹이다.
최근 5·5·2 학제개편을 중심으로 한 교육개혁 공약이나, 국방력 강화를 기반으로 한 국방개혁안 모두 이들 전문가 광장과 함께 토론한 결과다.
안 전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저는 이미 4차산업혁명에 대비할 수 있는 교육혁명·과학기술혁명·공정경쟁 가능한 산업구조개혁 등 미래 청사진을 내놨다"며 "지금 대선주자 가운데 과거청산과 미래대비를 위해 청사진을 제시한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감히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자리, 교육, 안보 정책 세 분야는 여기계신 전문가들과 아주 오랜시간동안 길게는 5년에 걸쳐서 열심히 만든 공약"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광장의 상임대표는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맡았다. 표 명예교수는 2012년 대선때부터 안 전 대표의 국정자문단을 활동해왔다. 소득불균형을 해소하고 중산층을 키워야한다는 주장을 펴는 중도성향을 경제학자다. 안철수 정부의 중도진보 성향 경제정책을 잘 나타낸다는 평가다.
정치·외교분야에는 김병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김 교수는 정확한 북한정세 파악을 통해 대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는 신중파다. 또 국방·안보 분야를 맡은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안 전 대표의 '자강안보' 국방공약에 조언해 국방비를 증액하는 등의 대책을 담기도 했다.
경제 정책 분야에는 2012년 대선부터 안 전 대표를 도왔던 박원암 홍익대 교수가 자리했다. 박 교수는 대중영합성 경제정책을 지양하는 거시금융학자로 중도성향으로 구분된다.
전문가광장은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 국민의당 싱크탱크 '국민정책연구원'과 함께 정책의 3대축으로 형성돼 안 전 대표의 대선 공약을 가다듬는데 역할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일 외곽 자문그룹을 발족해 온 문 전 대표은 이날도 여의도 경선캠프 사무실에서 인텔 수석매니저를 역임한 유웅환 박사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 등 외부 영입인사를 소개했다.
문 전 대표는 "유 박사의 첨단산업 역량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큰 힘이 될 것이다. 호사카 교수는 독도 영유권, 위안부 문제 등에서 객관적인 목소리를 낸 분"이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을 최고의 인재와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유 박사의 경우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영입이라고 문 전 대표 측은 설명했다. 호사카 교수는 동북아 외교정책 자문을 맡을 예정으로, 그는 이날 행사에서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어떻게 합의가 이뤄졌는지 검증하고서, 그 토대 위에 재협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일본도 고노담화를 사실상 무효화 했다"고 말했다.
대선주자
[오수현 기자 /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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