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선후보 홍준표, 어떤 정치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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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31일 선출된 홍준표(63) 경상남도지사는 검사 출신 정치인입니다.
홍준표 후보는 어린 시절이 불우했다고 회고했습니다. 의사에서 군인으로, 다시 검사로 진로를 바꾼 이유도 가난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검사 시절엔 권력 비리를 파헤친 '슬롯머신 사건' 수사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 주인공의 모델도 됐습니다. 그러나 검사 생활이 오래가진 못했습니다.
그는 김영삼(YS) 대통령의 눈에 띄어 정치인으로 변신했습니다. 4선 의원을 지냈고, 집권여당 대표 자리에 올랐습니다. 이후 경남지사에 두 차례 당선됐습니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정치적 위기를 맞았지만, 항소심 무죄 판결로 사실상 혐의를 벗었습니다. 이후 사상 최악의 위기에 놓인 한국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올랐습니다.
홍 후보는 강한 개성 탓에 "통제가 안 된다"는 평가가 따라다녔습니다. 거친 발언으로 여러 차례 '막말 논란'을 빚었습니다.
자신을 '스트롱맨(strong man·철권통치자, 독재자)'으로 표현하며 좌파 집권을 막겠다고 나섰지만, 이번 대선은 '좌파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모래시계 검사'로 명성…검찰 조직에서 배척
홍 후보는 전북 부안에서 방위 복무를 마치고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울산 조선소 바닷가에서 일당 800원을 받고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던 부친이 합격 소식을 듣지 못하고 암으로 별세한 뒤였습니다.
검사가 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사건을 1993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맡았다. 슬롯머신 사건입니다.
당시 '6공화국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의원을 비롯해 고검장 등 검찰 간부들과 경찰청장, 병무청장까지 줄줄이 구속됐습니다. 조직폭력배도 등장한 이 사건은 드라마 '모래시계'로 제작됐습니다. 드라마 속 강우석 검사의 모델은 홍 후보였습니다.
검찰 조직이 뿌리째 흔들렸다. 조직의 '이단아' 취급을 받던 그는 버티지 못하고 사직했습니다. 변호사로 개업한 홍 후보는 YS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의 '개혁공천' 사례로 초선 의원이 됐습니다.
그는 "광주지검 강력부 때 잡아넣었던 깡패들이 출소해서 검사 그만둔 나와 가족을 슬렁슬렁 겁주더라"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가족 보호를 위해 정치판에 들어왔다"고 털어놨습니다.
◇거침없는 발언에 '막말 정치인' 비판…역전 드라마 가능할까?
홍 후보에 붙는 수식어는 '막말'입니다. 실제로 그의 표현은 거침없습니다. 정치인은 말로 먹고사는 직업이라 말을 많이 합니다. 거친 말이 그의 입에서 쏟아졌습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한 최근 사례를 비롯해 예전에도 "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고 하거나 야당 도의원을 '쓰레기'로 비유해 구설에 휘말렸습니다. 자신은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할 뿐이라고 항변합니다.
막말보다 그를 어렵게 만들 요인은 이번 대선의 구도입니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의 열망이 높은 시기입니다. 자신은 성완종 리스트의 위기를 벗어났지만, 후보로 나선 당은 대선 참패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주자들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그는 이번 선거를 좌우의 대결 구도로 보면서 '우파 스트롱맨'을 자처했습니다.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국정을 장악하겠다는 의지인 셈입니다. 과연 그의 바람대로 얼마나 '강력한 동남풍'이 불어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