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손학규 대표가 임명한 채이배 정책위의장을 공식석상에서 집단적으로 비판했다. 원내지도부의 화살은 궁극적으로 손학규 대표에 맞춰진 것이지만, 원내지도부와 정책위의장의 갈등이 바른미래당의 '정책역량 저하'로 이어질 기미도 드러냈다. 채이배 정책위의장이 북한 식량지원, 분리 추경 등을 공식요구한 것을, 오신환 원내대표가 "사전 상의한 바 없다"며 바로 일축했기 때문이다.
21일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는 오신환 원내대표 선출 후 처음 열린 자리기도 하지만, '안철수·유승민계 연합'의 원내지도부와 '손학규 대표'의 채이배 정책위의장이 '다(多)대 1'로 맞붙은 자리기도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예산 및 정책에 대해서 깊이있게 한 방향으로 논의하는 자리기 때문에, 그것이 불편하게 소통이 안 되면 엇박자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태경·이준석·권은희(19대 의원) 최고위원이 '채이배 정책위의장 임명 무효'를 최고위 긴급안건에 상정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저도 같은 입장"이라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새 원내지도부를 소개할 때도, 채 의장은 건너 뛰었다. 오 원내대표는 채이배 의장이 이날 공식제안한 사항들에 대해서도 "상의되지 않았다"며 힘을 뺐다. 채 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북지원 사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조속히 지원을 촉구"하고, "(정부는) 추경은 재난과 안전에 관련된 추경만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오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추경과 관련해서 사전 회의 때 정책위의장이 자리에 없었고, '분리추경을 다뤄야 한다'는 부분은 저와 깊이있게 논의 안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비공개 때 여러 의원들이 (채 의장과)다른 생각들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다른 원내지도부들의 공세는 더욱 직접적이었다. 이동섭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의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 자리는 원내대표와 파트너이다. 호흡하는 자리인데 전혀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것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면서 "선출직 최고위원의 100%가 반대한 이런 임명은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도 채 의장을 향해 "대표한테 임명된 정책위의장으로서는 최초로 동료의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원내대표에게 승인받지 못한 최초의, 어떻게 보면 불명예스러운 임명이 됐다"면서 "우리당이 이렇게 골육상쟁하는 근본원인은 (손학규) 대표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지상욱 의원도 "당이 손학규 대표의 독선과 농단으로 백척간두에 섰다. 이제 국민과 당원 동지들은 원내지도부만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참석한 원내지도부 중 신용현 원내부대표와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공개발언에서 채 의장에 대한 비판은 삼갔다.
채이배 의장은 "동료 의원들에 대한 존중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인간적인 예의는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면전에서 이렇게 면박과 창피를 주면서 눈치 보게 만들고,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모습에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책위의장은 당헌·당규에 따라서 당대표가 임명하는 자리"라면서 "(당대표 사퇴 요구)그런 행위 자체가 반(反) 민주적인 행태"라고 반박했다.
한편,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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