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예산안을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단독 처리했습니다.
여야 간의 물리적 충돌이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국회에 나가 있는 중계차 연결합니다.
강태화 기자.
【 기자 】
네, 국회입니다.
【 질문 】
결국, 한나라당이 내년도 예산안을 강행처리 한 건가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나라당은 오늘 아침 7시부터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의원총회가 열린 뒤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 의원총회는 예결위 전체회의로 변경됐습니다.
한나라당은 밤새 예결위 회의장을 지키고 있던 민주당에, 예결위 장소가 변경됐다고 통보한 뒤 곧장 단독으로 예결위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심재철 예결위원장은 새해 예산안을 상정해 한나라당 소속 예결위원만 참석한 상태에서 예산안을 처리했습니다.
여기까지 불과 20여 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밤새 예결위 전체회의장을 지켰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뒤늦게 예결위 회의장 장소가 변경된 것을 알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 질문 】
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텐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 기자 】
민주당은 불법이자 원천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날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위원장석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토록 한 국회법 정신으로 볼 때 회의장 변경은 불법이며, 불법에 의한 회의는 원천무효라고 맹비난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민주당이 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며 적법성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여야는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대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회의장석 주변에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국회 소속 경위가 둘러싸고, 야당 의원들의 의장석 점거를 막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 본회의는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는데요.
한나라당이 예산안 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여야 의원들 간의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 질문 】
그리고 오늘 아침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내년도 예산 규모가 조금 변경됐다죠?
【 기자 】
네, 한나라당은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4대강 사업 관련 예산을 2,800억 원 삭감했습니다.
삭감내역을 보면 생태하천 등 비4대강과 소하천에 1,400억 원, 국채감소 1,400억 원 그리고 수자원공사 이자지원 비용 100억 원, 마지막으로 환경부 소관 4대강 사업 650억 원 등입니다.
이로써 총지출 기준으로 292조 8천억 원 규모의 수정 예산안을 처리했는데요.
총지출 규모는 정부가 기존에 제출한 291조 8천억 원에서 1조 원 늘어났습니다.
【 질문 】
예산을 집행하려면 예산에 딸린 예산 부수법안도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여기서도 난항이 예산된다죠?
【 기자 】
그렇습니다.
지금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예산 관련 부수법안들이 계류 중입니다.
이들 법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려면 법사위를 통과하거나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단독 상정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10시로 예정된 법사위 전체회의도 '난항'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유선호 의원이 법사위원장인데, 예산 부수법안 처리는 여야 예산협상 추이를 보고 진행하겠다며 처리를 미루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젯밤 한나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법사위를 단독으로 소집해 예산 부수법안 처리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국세기본법 등 법안 20여 건에 대한 일괄 상정을 선언했지만 민주당의 저지로 무산됐는데,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도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소집한 회의에 응할 수 없다면서, 회의가 열리더라도 정회하거나 산회시킬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김형오 국회의장은 법사위에 어젯밤 자정까지 예산 부수법안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는데요.
법사위에서 법안이 조속히 처리되지 않으면 김 의장이 직접 이들 법안의 심사기일을 지정하고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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