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가 과도한 사교육을 막으려고, 학생부에 경시대회 성적을 쓰는 것을 금지했는데요,
하지만, 일부 교육업체들이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며 여전히 경시대회를 열고 있어 입시를 앞둔 학생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이권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교육업체가 시행하는 영어·수학 경시대회 안내 사이트입니다.
전형료는 3만 5천 원, 영어와 수학 두 과목에 응시하려면 7만 원을 내야 합니다.
시험을 보는 데 도움이 된다며 기출문제집도 함께 팔고 있는데 시험을 신청한 고등학생이 8천 명에 달합니다.
▶ 스탠딩 : 이권열 / 기자
- "교과부는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을 막기 위해 학생부에 경시대회 성적을 쓰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그렇지만, 교과부의 지침은 무용지물로 전락했습니다.
학생부에 적지만 않을 뿐, 경시대회 성적은 얼마든지 대학교에 전형 자료로 낼 수 있다는 것이 경시대회 시행 업체의 주장입니다.
대학들은 경시대회 성적을 요구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거부하지도 않습니다.
▶ 인터뷰 : 서울대학교 입학본부 관계자
- "저희가 어떠어떠한 자료는 제출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는 건 아니고요. 그렇지만, 요구하지 않는데 학생들이 제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교과부는 학생들이 경시대회 성적을 제출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교과부 관계자
- "대학에 대해서도 외부에서 주최한 경시대회 (성적)는 가급적 평가하지 말라는 게 교과부 기본 방침이죠. 학생이 그걸(성적표를) 가져오는 경우에 미리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이렇게는 이야기를 할 수 없잖아요."
불안한 학생들로서는 경시대회라면 가리지 않고 참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배동환 / 고등학교 3학년
-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보긴 봤는데 잘 모르겠어요."
▶ 인터뷰 : 남성현 / 고등학교 3학년
-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봐요."
경시대회의 폐해를 없애겠다던 교과부가 뒷짐을 지고 있는 사이 학생들은 과열 경쟁과 상술에 휘둘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 2kwon@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