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난축제가 열리고 있는데요.
보통 봄철에 열리는 난축제가 한겨울에 열린 데는 그만한 속사정이 있다고 합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선한빛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종합전시장.
난 화분 1천여 점이 우아한 자태를 뽐냅니다.
하지만, 전시회를 마련한 농민들의 얼굴에는 오히려 절박함이 묻어납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직사회 행동강령에 따르면 3만 원 이상의 선물은 뇌물로 간주됩니다.
그런데 지난 2월, 권익위원장이 선물 금지품목으로 난을 언급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난 매출이 더 떨어졌습니다.
▶ 인터뷰 : 유창호 / 한국화훼농협 감사
- "이른 봄이 오기도 전에 모든 농가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평소보다 빨리 전시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권익위는 난을 특정해서 언급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소비자들의 뇌리에서 난은 사라진 상황.
▶ 인터뷰 : 송민경 / 회사원
- "가격대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뇌물로 인식될 수 있는 소지가 있어서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화훼시장에서도 난 매출은 뚝 떨어졌습니다.
▶ 스탠딩 : 선한빛 / 기자
- "3만 원 이상의 난을 선물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난을 찾는 손님들은 부쩍 줄어들었습니다."
상황이 이쯤 되자 재배농민들이 직접 난축제를 열고 홍보에 나서게 된 겁니다.
사군자 중 하나로 단아함과 지조의 상징이었던 난.
때아닌 뇌물 논란 해프닝에 휩싸이면서, 재배농민들과 함께 한겨울의 전시장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MBN뉴스 선한빛입니다. [sunlight@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