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의 주산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저수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데요.
하지만 최근 수백 년 동안 주산지를 지켜오던 왕버들 나무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김한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신비로운 호수 위 암자의 아름다운 사계를 그려낸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던 영화 속 장소는 바로 주왕산 국립공원의 주산지입니다.
수백 년 세월을 물속에서 버텨 온 왕버들을 보고 있으면 '비경'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주산지의 왕버들은 최근 예전의 아름다움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왕버들이 급속히 노령화하면서 이처럼 하얗게 썩어들어가고 있습니다."
왕버들이 고사하는 이유는 왕버들을 신비롭게 만들어주는 물에 있습니다.
주산지의 물을 주변의 농업용수로 쓰다 보니 연중 2개월 정도를 제외하곤 계속 물에 잠겨 있어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탓입니다.
30개가 넘던 왕버들은 23개로 줄어들었고 남아 있는 개체들조차 상태가 좋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서정근 / 주왕산사무소 주임
- "과거 34개체가 자생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23개체가 자생하고 있습니다. 이 중 14개체는 쇠퇴가 진행되는 상황…."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농업용수용 대체 저수지를 마련하고 노쇠한 왕버들을 대신할 후계목을 양성하는 등 왕버들 살리기에 최선을 다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 beremoth@hanmail.net ]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박건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