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들 결혼합니다"…피감기관에 팩스 청첩장?

【 앵커멘트 】
아들의 결혼 사실을 알리는 청첩장을 팩스로 받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더구나 팩스를 보낸 곳은 국회의원실, 받은 곳은 해당 의원이 속한 상임위원회의 산하기관으로 다음 달 국정감사를 앞둔 곳이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이달 초, 대전에 있는 한 공공기관 공용 팩스로 들어온 청첩장입니다.

무소속 김 모 국회의원실 한 사무국장 아들이 결혼한다며, 많이 참석해 축복해 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팩스 발신처는 서울 국회의원 회관 안 김 의원실.

그런데 결혼식장은 대전에서 고속버스로 4시간 정도 걸리는 경남 거제시에 있는 한 예식장입니다.

알고 보니, 이 사무국장은 김 의원 지역구인 거제지역에서 활동하는 보좌진으로, 팩스 청첩장을 받은 기관의 직원들과는 잘 알지 못하는 사이입니다.

연관성이 있다면, 이 기관은 김 의원의 상임위원회인 지식경제위원회 산하라는 정도입니다.

▶ 인터뷰(☎) : 대전 모 공공기관 관계자
- "나도 보니까 황당해서, 그냥 버리려고 하다가 하도 웃겨서…. 그런데 사실 이런 경우가 없었습니다. 요즘 이런 사람 없잖아요."

더구나, 다음 달 이 기관은 국회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실 측은 해당 기관에 아는 사람이 있어 보낸 팩스일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 김 의원실 관계자
- "청첩장이 아니잖습니까? 알림장 아닙니까, 알림장?"

사무국장도 "서울 의원실에서 기관에 팩스를 보낸 사실도 몰랐고, 결혼식도 조촐하게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별도의 청첩장이나 전화도 아닌, 알림 형식의 청첩장을 특정 수신인도 없이 여러 곳에 보냈다는 사실은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
영상취재 : 이우진·배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