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대작의 집만 골라 털어 '대도'로 불린 조세형 씨의 노년이 참 초라합니다.
15년간의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도 몇 차례 절도 행각으로 철창신세를 지더니 이번에도 고급빌라를 털다 붙잡혔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빌라입니다.
한 남성이 담장 위에서 서성이더니, 사다리를 들고 와 내려놓습니다.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남성은 바로 70~80년대 부유층의 집만 털어 유명세를 탄 조세형 씨.
▶ 스탠딩 : 이성훈 / 기자
- "조 씨가 몰래 침입한 고급 빌라입니다. 이렇게 사다리를 이용해 담을 타고 내려와 CCTV 방향을 틀어놓고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유리창을 깨고 집안에 침입한 조 씨는 허겁지겁 금품을 챙기다 이웃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 인터뷰 : 이웃 주민
- "창문 깨는 소리가 멈추지 않고 계속 나기에 쳐다보고 있었죠. 쨍그랑쨍그랑 소리도 나고요. 깨는 거 보고 신고하고…."
지난 1998년 15년 형기를 마치고 새 삶을 찾는가 했지만 끝내 도벽을 버리진 못한 겁니다.
목회자로 변신해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던 조 씨는 선교 사무실을 얻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변명했습니다.
▶ 인터뷰 : 조세형 / 피의자
- "선교 사무실 차리려고 계속 노력하는데도 돈 3천만 원이 마련이 안 돼요. 결국 그런 것 때문에 이성을 잃어서 한 짓이 이겁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큰 도둑이 일흔다섯의 나이에 좀도둑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