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이 방화로 소실됐다 어렵게 복원이 됐죠.
그런데 MBN 취재 결과, 소방시설이 형식적으로만 갖춰져 화재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진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화마로 잿더미가 됐다가 5년 3개월 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국보 1호 숭례문.
부실 복원 논란 속에 화재 대비 역시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숭례문 주변 4곳에 설치된 소화전 한 곳은 아예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불이 났을 경우 소화전 호스가 높은 돌담 탓에 화재 현장에 직접 닿지 못하고 돌아가야하는데 길이가 고작 50m에 불과해 숭례문까지는 턱도 없이 짧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유사시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소화전은 펜스로 가로막혀 있고, 20m마다 소화기 설치 규정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우 /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 "(유사시에) 옥외 소화전 등을 가지고 사람이 직접 끌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설비 4개 중의 하나가…(기능을 못 한다)"
또, 숭례문 화재 당시 방화범인 채 씨가 사다리를 가져와 담을 넘은 곳은 돌담을 높게 쌓았지만, 반대편은 여전히 허술합니다.
▶ 스탠딩 : 주진희 / 기자
- "이곳은 채 씨가 당시 침입했던 입구의 반대쪽입니다. 하지만, 이곳에 이렇게 펜스가 있어 여성인 저도 쉽게 발로 디디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흥인문은 양쪽 모두 커다란 문을 설치하고 높은 벽으로 둘러싼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왜 이런 걸까.
숭례문 복구 과정에서 소방 당국이나 소방 전문가의 참여가 전혀 없었던 탓입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이와 관련해 답변을 피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문화재청 관계자
- "잘 모르겠네요. 말씀하시는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된 만큼 두 번 다시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으려면 이번 논란을 계기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취재: 김인성 기자·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
숭례문 소방시설 미흡관련 반론보도
본 방송은 11월 20일자 저녁 8시 뉴스에서 "화재로 잃은 숭례문, 소방시설 엉망"이라는 제목으로 숭례문 소방시설과 방범시설이 법 규정에 맞지 않고,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숭례문 소방시설과 방범시설은 복구과정에서부터 방재전문가의 참여아래 관련법 규정대로 설치되었으며, 옥외소화전 또한 소방서 점검결과 이상이 없었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