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까지 공기업 개혁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한국 농어촌공사 직원 60명이 돈을 주고 무려 10년 넘게 승진시험 문제를 빼내 승진했습니다.
강세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국 농어촌공사 4급 직원 41살 김 모 씨는 지난 2011년 상급자인 54살 윤 모 씨에게 솔깃한 제안을 받습니다.
현금 2천만 원만 주면 승진시험 문제를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 "알려준 문제가 그대로 나오니까 만점 받지 않도록 일부는 다르게 써서 틀리라고 하더라고요."
윤 씨에게 돈을 주고 부정으로 승진한 직원은 김 씨만이 아니었습니다.
본사는 물론 충남과 경남, 전북본부 등 무려 60명이 가담했는데, 이들이 윤 씨에게 건넨 돈은 6억 원에 달했습니다.
▶ 인터뷰 : 조대현 / 충남지방경찰청 수사2계장
- "(윤 씨가) 범행 초기에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만 시험문제를 주고 이후에 특정 출신을 가담시키고 주식 투자 등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시험 장사를 한 거죠."
더욱 충격적인 것은 윤 씨에게 시험문제를 건넨 사람은 다름 아닌 시험 출제기관 간부였습니다.
농어촌공사는 시험의 공정성을 위해 외부 전문기관에 시험 관리를 맡겼지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됐습니다.
▶ 인터뷰 :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 "한국생산성본부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특별법인이고 공기업이라고 생각이 돼서 시험을 맡긴 거죠."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시험 출제기관이 공기업 등 60여 곳을 위탁 관리하는 만큼 또 다른 승진 비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