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수능을 치른 수험생 가운데 유난히 눈길을 끄는 학생이 있습니다.
바로 최고령 응시자인 81살 조희옥 할머니인데요.
학교 대신 봉제공장에 다녔던 이 할머니는 의류학과 진학이 꿈입니다.
김근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수능시험을 하루 앞둔 예비소집일.
1933년생인 81살 조희옥 할머니의 얼굴에는 긴장과 설렘이 가득합니다.
3시간이나 걸리는 등굣길을 4년 동안 오고 간 할머니는 올 수능 응시자 가운데 최고령입니다.
▶ 인터뷰 : 조희옥 / 수능 최고령 응시자
- "편하게 살지 왜 그렇게 힘들게 사느냐고. 하지만 하고 싶은 건 하고 살아야지."
새벽부터 시험장으로 향하는 길엔, 지난해 최고령 수험생으로 대학생이 된 이선례 할머니가 응원차 동행했습니다.
▶ 인터뷰 : 이선례 / 작년 수능 최고령 응시자
- "형님을 유도했어요. 꼭 수능 보시고 대학을 가시라고. 형님은 잘할 것이라고."
일제강점기 시절,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오빠들마저 징용되면서 배움의 기회를 놓친 것이 평생 한이 됐습니다.
학교 대신 60년간 봉제공장에 다녔던 할머니는 이제는 의류학과에 진학해 정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꿈입니다.
▶ 인터뷰 : 조희옥 / 수능 최고령 응시자
- "감히 생각도 못했죠, 이 나이에 공부라는 것은…."
학생들의 응원을 받으며 수험장 안으로 들어간 할머니.
"할머니 시험 잘 보세요! 파이팅!"
9시간 뒤, 쉽지 않았던 도전을 마친 할머니의 얼굴엔 후련함과 뿌듯함이 가득했습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