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이익 됐다면 '로비활동'은 무죄

【 앵커멘트 】
회사 이름으로 마련한 돈을 외국 공무원에게 로비자금으로 썼다면 유죄일까요.
얼핏 비리를 연상케 하는 이 '관시(關係)'에 대해 우리 사법부가 흥미로운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시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중국에서 '관시(關係)'로 불리는 청탁성 로비.

회사의 승인 없이 이뤄진 '관시'는 배임에 해당할까.

국내 A 식품회사의 한국인 현지 사장과 부사장은 지난 2012년 중국 현지 공장 건설에 착수했습니다.

관련 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했고, 중국 현지 특성 상 공무원에 대한 로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회사에 알린 뒤 회사 이름으로 사채 2억 원을 얻어 '관시'로 썼습니다.

결국 8개월 만에 토지허가증을 받고 공장을 짓게 됐지만, 정작 회사는 두 사람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사법부는 피고인들에게 아무런 죄가 없다고 봤습니다.

'관시'가 피고인들의 의도대로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왔고, 중국 진출 기업 입장에서 현지 공무원과의 인적 관계가 중요하다는 점 등이 참작된 겁니다.

회사가 '관시'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았고, 피고인들의 사전 보고가 있었다는 점도 무죄 판결에 참고가 됐습니다.

MBN뉴스 김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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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