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일대를 무대로 10억원대 금품을 갈취하고 감금·협박을 일삼은 신흥 폭력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25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조직 ‘서울상암파’ 두목 정모씨(49) 등 조직원 19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및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상암파는 2010년 결성됐다. 2009년 상암동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상암동 기반 폭력배들이 각종 이권에 개입하기 위해 호남 출신 폭력배들을 모아 만들었다. 결성 당시 20여명이던 조직원은 현재 30여명이 됐다.
이들은 돈을 뜯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2012년 6월 조직원 신모씨(48)는 자신이 1년간 본부장으로 일해온 채권추심·유사수신업체 A사 투자자들을 자신이 설립한 유사업종 B사로 가로챘다.
이 과정에서 A사 대표 박모씨를 조직원들과 함께 감금·협박한 것은 물론, 그해 7월에는 A사에서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구매가 기준 16억원 상당의 우량채권(액면가 기준 1630억원)을 갈취하기도 했다.
이들은 2010년 2월에는 부도로 공사가 중단된 경기 용인 소재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유치권자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자 조직원을 용역으로 제공하는 수법으로 개입했다. 같은해 12월에는 2억원의 사채를 빌려준 뒤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현장을 완전히 장악했다.
정씨 등 조직원들은 현장에서 파이프·샤시 등 건축 자재와 세탁기, 냉장고 등 전자제품 등 4억원 상당의 물건을 마음대로 가져가 고물상에 팔아넘겼다. 외부인의 현장 출입을 무력으로 통제하면서 항의하는 입주민을 폭행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경찰은 서울상암파의 범행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보복을 두려워하는 피해자들을 설득한 끝에 두목 김씨와 별건으로 구속수감 중이던 신씨 등 19명을 차례로 검거했다.
서울상암파가 타 조직폭력배들과 연합하는 등 범죄단체를 구성한 혐의를 포착한 경찰은 계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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