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행사뿐만 아니라, 사고로 떠난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한 전시회도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1년 전 기억의 시간을 담은 전시회를 김선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말끔하게 다려 둔 교복.
덩그러니 남겨진 침대와 책상.
새 학기를 맞아 사뒀던 문제집도 책꽂이에 그대로입니다.
그리운 이들이 몇 번이고 덮었봤던 이불에서는 아직도 아이들의 체취가 짙게 베여 있는 듯합니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을 기억하기 위한 사진전 '아이들의 방'.
6반 호성이, 2반 지현이, 이름만 불려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아이들의 방에서는 한명 한명의 삶과 꿈이 오롯이 전해집니다.
1년 전 그날, '금요일에 돌아오겠다'며 수학여행을 떠났던 아이들.
주인 잃은 방은 세상에서 가장 긴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197일의 기다림 끝에 생일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3반 지현이.
엄마·아빠는 사랑하는 딸의 생일날 팽목항에서 18개의 초에 불을 밝혔습니다.
간절한 마음들이 기적처럼 전해지길 아빠는 오늘도 바다 앞에 섰습니다.
숱한 사연들을 간직한 한 장 한 장의 사진은 아물 것 같지 않은 깊은 상처를 남기고, 아이들이 떠난 빈방을 채우고 있습니다.
MBN 뉴스 김선진입니다.
영상취재 : 배완호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