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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저트 플리마켓’ 과자전을 6회째 기획·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스 멤버들이 이번 과자전 티켓을 펼쳐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하림, 박지성, 이연정 씨. <김호영 기자> |
과자전은 말 그대로 아마추어 및 소상공인 개인 판매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손수 만든 과자를 전시하고 판매하는 행사다. 플리마켓은 원래 중고품을 사고파는 ‘벼룩시장’을 뜻하는 단어지만, 최근엔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창작물 등을 판매하고 교류하는 ‘자생적 장터’로 그 의미가 확대됐다.
과자전의 시작은 미미했다. 2012년 연말에 열린 제1회 과자전은 1987년생 동갑내기이자 국민대 동문인 박지성, 이연정, 이하림 씨(28)가 함께 차린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스’의 이태원 사무실 한편에서 열렸다. 이연정 씨는 “판매자는 5명, 방문 인원은 한 50명쯤 됐다”라고 회상했다.
과자전은 비정기적으로 열린다. 1년에 한두 번씩 열렸고, 두 번의 특별전을 포함해 이제까지 여덟 번의 행사를 치렀다. 이달 10일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올해 과자전은 1회에 비하면 창대한 수준으로 커졌다. 이하림 씨는 “소상공인 판매부스 110팀, 태극당 등 업체 등과 제휴한 기획부스 10팀이 참여한다”며 “유료 티켓도 현재까지 1만장 정도 팔렸는데 방문 인원은 2만명까지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인기 푸드 크리에이터 코너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씨는 “과자를 먹으면서 공연도 볼 수 있는 피크닉, 페스티벌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인디밴드 공연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과자전은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리는 만큼 ‘2015 서울과자올림픽’이라는 콘셉트로 진행된다. “1회 때부터 참여했던 판매자가 있는데, 지금은 가게 규모도 커지고 일도 많아져서 참가를 못 하게 됐어요. 그 대신 이번에 올림픽 메달 모양의 한정판 과자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과자전과 함께 성장한 셀러와 협업을 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들은 3명이 처리하기엔 버거울 정도로 행사 규모가 커지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했다. 이연정 씨는 “후원업체를 찾는 것도, 장소를 대관하는 것도, 이 정도 예산을 운용하는 것도 모든 게 다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번에 했던 대로 하면 문제없이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더 재미있는 거 없을까 일을 벌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행사 비용 일부는 네이버 해피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후원받았다. 목표 금액 300만원을 700%나 초과했지만, 행사 규모만큼 늘어난 예산은 여전히 골칫거리다.
박지성 씨는 “재미로 시작했지만, 이제 책임의 무게가 달라진 것 같다”며 “50명이 찾아줄 땐 실수가 용납되지만, 1만명이 넘게 오는 유료 행사가 되다 보니 제대로 해야겠다 싶어서 요즘은 매일 밤새우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과자전이 인기를 끌면서 비슷한 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다. 이에 대해 이하림 씨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이런 기회가 많이 생기는 편이 좋을 것”이라면서도 “비슷한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 때문에 피해를 볼 수 있어 ‘과자전’ 상표 출원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홍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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