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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급 프랜차이즈 입점으로 물가가 비싸진 대학가 상권들. 사진은 건국대학교 인근 [매경DB] |
이같은 경향은 고려대 앞뿐만 아니라 서울 건국대 앞, 신촌 등 주요 대학가에 만연하고 있다.
건국대 앞 ‘맛의 거리’에서 만난 최도환씨(24·건국대 축산학과 3학년)는 “4000원짜리 제육볶음에 2000원짜리 소주 2병으로 즐기던 ‘만원의 행복’은 이제 옛말”이라며 “가뜩이나 생활비도 알바로 근근이 버는 상황인데 학교 주변 물가가 오르는게 피부로 느껴질 정도라 한숨만 나온다”고 털어놨다.
대학생들의 가벼운 호주머니를 위해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밥 한끼, 안주 하나를 먹을 수 있었던 대학가 낭만이 사라지고 있다. 대신 급격히 오른 물가로 대학생들의 삶을 더욱 고달프게 하고 있다. 건국대 기계공학과 3학년 김윤중씨(25)는 “2011년 입학했을 땐 4000~5000원이면 한끼 식사에 음료수까지 해결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5000원 이하 밥집 찾아보기도 힘들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매일경제신문이 신촌, 건국대 맛의 거리, 안암동 ‘참살이길’ 등 서울 내 주요 대학상권을 직접 돌아본 결과 4000원 이하에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신촌에서만 10년 이상 자리를 지킨 한식집 H식당은 4000원이던 기본 메뉴 가격을 2년 전 5000원, 최근 6000원으로 인상했다. 식당 주인 한 모씨(54)는 “여기 오는 학생들 주머니 사정을 뻔히 알고 있어서 웬만하면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 했지만 재료비·가스비·임대료가 다 오른 통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건국대 앞에서 11년 동안 K부대찌개를 운영한 정 모씨(56)도 “가격은 그대로 두고 있지만 인건비나 임대료가 많이 들어 이제는 한계인 상황”이라며 “이 근방 오래된 식당들은 그야말로 단골 손님만 바라보며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대학가 상가의 물가가 오르며 인간미가 넘쳤던 대학상권 특유의 개성은 사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학가 물가가 오른 이유에 대해 대학가에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임대료가 오르고 더불어 재료값·인건비 등이 상승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경기불황으로 늘어난 프랜차이즈 점포들이 목이 좋은 대학가로 몰린 것도 대학가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건국대 앞에서 10년 간 공인중개업체를 운영해온 이형배 삼성부동산 대표는 “젊은층을 노린 인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학가에 입점하면서 임대료가 3년 전 대비 최대 200%까지 뛰는 곳까지 생겼다”며 “임대료 부담까지 커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은 더 버티기 힘들어지고 물가도 더 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의
[백상경 기자 /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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