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이거나 학생 신분으로 결혼하는 여성의 비중이 10년 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부진과 청년실업문제 탓에 결혼자금을 마련할 때까지 결혼을 미루거나 맞벌이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직업별 혼인건수에 따르면 무직·가사·학생(이하 무직) 신분으로 결혼한 여성은 10만2915명으로 전년(10만7966명)보다 4.7% 감소했다.
무직 신분으로 결혼하는 여성은 2011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는 혼인 건수 자체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무직 신분 여성의 혼인 감소 속도는 더욱 빠르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11년 14만451명이었던 무직 신분 결혼 여성은 그해 4.3%, 2012년 8.6%, 2013년 6.3%, 2014년에는 무려 10.2%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혼인건수는 2011년엔 전년대비 0.9% 증가했고,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긴 했으나 2012년 0.6%, 2013년 1.3%, 2014년 5.4% 줄어든 데 그쳤다.
작년에도 무직 여성 혼인은 4.7%로 줄어든 데 비해 전체 혼인건수는 훨씬 적은 0.9% 감소했다.
전체 혼인 건수보다 무직 여성 혼인이 대폭 줄면서 전체 혼인에서 무직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뚝 떨어졌다. 2011년 무직 여성의 혼인 건수는 전체의 42.7%를 차지했지만 매년 줄어 지난해 전체 혼인(30만2828건) 가운데 34.0%를 차지했다. 10년 전인 2005년에 전체 여성 중 절반이 넘는 54.0%가 무직 신분으로 결혼한 것에 비하면 무려 20% 낮은 비중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맞벌이를 선호하다 보니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결혼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며 “초혼 연령이 상승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여성 고용률(15∼64세 기준)은 55.7%로 2005년(52.5%)보다 3.2% 상승했다. 특히 혼인 주 연령층인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고용률은 각각 63.0%에서 68.6%, 48.6%에서 59.8%로 늘어났다. 반면 가사와 육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전업주부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708만5000명을 차지하면서 최초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초혼 연령은 2005년 27.7세에서 작년 30.0세로 늦춰졌다. 학업 중이거나 학업을 마치고
무직 남성의 결혼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무직 상태로 결혼한 남성은 1만4219명으로 1년 전보다 3.9% 감소했다. 전체 혼인 건수 대비 무직 남성의 결혼 비중은 2009년 7.1%로 정점에 이른 뒤 감소해 작년에는 4.7%까지 떨어졌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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